아날로그 릴 테이프 데크의 편력

audio 와 Home theater 2005. 9. 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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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미국에 거주 당시 월간 오디오에 기고한 글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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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녹음의 취미 활동으로 인하여 번거롭기는 하지만 가장 궁극적인 음질을 낼수있는아날로그 릴데크에 관한 관심은 일찍부터 가져 왔었다. 지난번 필자의 글에서 미국 유학중에 구입 해서 사용 했던 가정용 암펙스 4 트랙 릴데크와 스위스 리복스사의 B-77 Mk2 2 트랙 릴데크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히 언급 하였지만 이기기들 이외에도 몇가지 릴데크를 더 보유 하고 있거나 사용 한 경험이 있다. 릴데크의 음질은 한마디로 매우 훌륭하다고 할수 있다. 그런데 더욱 묘미가 있는 것은 고급 MC 포노 카트릿지 처럼 각회사의 모델마다 다 가각 나름대로의 개성이 뚜렷 하다는데 있다. 이런 저런 계기로 필자가 릴데크를 좋아 한다는 소문이 동호인 사이에서 퍼지자 KBS에 근무하는 한 오디오 지우로부터 본격적인 업무용 릴데크인 암펙스 AG-440이란 모델이 하나 나왔는데 써볼 의향이 없느냐는 의사를 타진 해왔다.

이 녹음기는 70년대서부터 80년대 초 까지 미국의 대부분의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마스터 트랙 다운용으로 사용 되던 릴 데크로 그 당시에 나온 녹음 관련 책자에는 이 기기를 표준으로하여 설명되어 있을 정도의 기기라 상태가 좋다는 말을 듣고 두말 않고 구입 하였다. 그런데 이 기기는 업무용

으로 메카니즘 부분과 녹음 및 재생 앰프 부분이 완전 분리 되어 있는 콘솔 형태여서 아무리 대형 이어도 일반 승용차에는 들어가지 않아 용달차에 싣고 와야 했다.

음질은 아주 좋았다. 미국제 다운 중후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었다.당시는 거실과 작업실에 각각 오디오 시스템이 있었는데 작업실에는 리복스 B-77Mk2를 사용 하고 거실에는 B-77Mk2로 생녹음한 테이프를 재생 하는데 사용 하였다. 또 가끔 씩은 리복스와 같이 연결하여 마스터 테이프를 복사 하는데 사용 하곤 했다. 단점은 메카니 모터의 구동력이 너무 좋아 빨리 감기와 되감기를 하면 어찌나 힘차게 돌리는지 재질이 약한 테이프는 견디어 내지 못하는것이 아닐까하는 걱정 까지 들 정도 였다. 더욱 더 큰 문제는 워낙 덩치가 커서 비좁은 아파트 거실을 너무 많이 차지 한다는 것이 었다.

웬만한 오디오 기기를 집에 들어 놓는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말이 없는 집사람도 이 암펙스 AG-440에 대해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결국 산지 1년을 조금 넘기고 다른분 에게 양도 하고 말았다. 그 일이 있고 난후는 성능이 좋더라도 덩치가 너무 큰 기기에 대해서는 별로 눈이 가지 않게 되었다.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고 거대한 크기의 암펙스 기기를 내보내고 난후에는 업무용이지만 소형의 릴 데크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전부터 스위스제의 나그라(Nagra)나 스텔라박스( Stellavox) 와 같은 포터블 업무용 릴데크에 대해서는 카달로그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너무 소형이어서 성능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교보문고에 들러 영화 관련 서적이 있는곳으로 가보았더니 영화진흥공사의 후원으로 출간된 서적중에서 나그라 릴데크에 대해서만 써 놓은 책자가 눈에 들어 왔다. 일본의 영화 녹음기사가 쓴 책자를 번역한 책인데 책 한권을 통해 나그라 릴데크의 모델 종류 , 사용법 , 기기 취급법 고장 수리법 등에 대해서 자세히 나와 있는 것이 아닌가.

황급히 돈을 지불 하고 나와서 여유를 가지고 읽어 내려 가니 그동안 전설 속의 기기처럼 생각되었던 나그라 기기에 대한 실체가 눈에 보이기 시작 하였다. 동시에 이 나그라를 갖고 싶은 욕망이 거세게 일기 시작 하였다. 일본 오디오 협회에서 나온 카달로그를 보니 대략 새것은 천만원 정도. 소형차 한 대 값인데 생각 하고 중고품이 있나 수소문 해 보니 워낙 고가의 기기라

영화 녹음 전문 업체나 몇 몇 방송국에서나 보유하고 있을 정도 임을 알았다. 그것도 대부분 스테레오가 아닌 모노 기기였는데 이유는 영화 촬영시의 현장 녹음용으로 사용 하기 때문에 스테레오가 필요 없기 때문 이었고 대신에 영화 필림과 동기 시키기 위한 싱크로나이징 특수 신호를 함께 녹음 하도록 되어 있었다.

참고로 스테레오 녹음이 가능한 모델은 Ⅳ-S 기종으로 국내에는 거의 찾아 보기가 힘들었다.

인터넷의 오디오 장터난 등을 통해 알아 보니 미국에서는 상태에 따라 2천불에서 6 천불 정도에 거래 되고 있었다.


필자가 미국으로 파견 근무 오기 3 달전에 용산에 있는 한 오디오 숖을 경영 하는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상당히 깨끗한 상태의 스텔라박스 릴 데크가 있는데 한 번 보지 않겠느냐는 거였다.비싸더라도 미국에 가서 상태 좋은 중고 나그라나 스텔라박스를 구입 해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망설여 졌지만 한 번 써보고 천천히 결정 하라는 말에 구미가 당겨 일단 물건을 인수 하고 집에 돌아와 찬찬히 살펴 보았다. 모델은 SP-7A로서 영화 촬용용이 아닌 스테레오용으로서 과연 천만원 정도의 가격을 정해 농았을 만큼 확실히 잘 만든 기기 였다. 전체 외관은 마치 고급 카메라의 바디를 연상 시키듯 통알류미늄을 깍아 만들어 졌고 스위치와 노브 하나까지도 알류미늄으로 정밀 하게 깍아서 가공 되어 있었다.


스위치 하나 하나의 조작감도 기분이 좋았고 내부를 열어 보니 최고급 부품을 아낌없이 썻는데다 모든 기능을 모듈 단위로 만들어 놓아 쉽게 바꾸어 낄수 있게 해 놓았다는데 업무용 기기로서의 신뢰감이 갖다. 입.출력은 전용 DIN잭으로 되어 있었지만 마이크로폰 입력은 젠하이저와 같은 고급 업무용 마이크로폰을 사용 할수 있도록 3핀 캐넌 단자로 되어 있었다.

이런 귀한 기기는 한 번 놓치면 좀처럼 구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거금을 주고 구입 하였다. 구입후 즉시 CD를 녹음하여 재생하여 보았다. 어느것이 CD 재생음이고 어느것이 릴데크로 녹음된 소리인지 쉽게 구분이 되지 않을 많큼 음질은 훌륭 하였다. 빨리 생녹음 해볼 기회를 물색 하던중 연대 앞 신촌 로터리 근처에서 젊은 캐나다 연주인으로 구성된 3인조 재즈 밴드가 매일 공연 한다는 정보를 듣고 곧장 신촌으로 향했다. 새로이 구입한 스텔라박스 릴데크와 필자가 자작한 원 포인트 스테레오 마이크로폰 그리고 마이크로폰 스탠드을 가지고 갔다. (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튼튼한 트라이포드가 필요 하듯이 좋은 녹음을 위해서는 주위의 진동을 잘 이겨 낼수 있는 마이크로폰 스탠드가 필요 하다.)


녹음은 잘 되었지만 5인치 릴밖에 사용 할수 밖에 없어 7½ 속도로 녹음할 경우 채 10분도 되기전에 갈아주어야 하는 불편이 심각했다.

즉흥 재즈와같은 연주는 한곡이 대개 5분이상 어떤 경우는 10분 이상 넘어가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5인치릴밖에 사용 할수 없다는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고 느꼈다.


일본 오디오 책자를 찾아 보니 ABR 이라는 전용 어댑터를 사용하면 7인치 릴 뿐아니라 10인치 릴까지 사용 할수 있수 있다고하여 수소문 해봣으나 스텔라박스 본체구하기 보다도 훨씬 더 힘들것 같았다. 이 악세서리는 차라리 미국에서 구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미국에 오기전 까지는 아쉬운 대로 5인치 릴로만 사용 하였다

. ‘96년 7월에 2 년의 기간으로 미국 IBM의 왓슨 연구소에 객원 연구원 자격으로 오면서 그동안 벼려왔던 진공관이나 출력 트랜스포머와 같은 진공관 앰프 자작 부품을 인터넷의 오디오 관련 뉴스 그룹을 통하여 구하면서 동시에 이 스테라박스의 ABR 어댑터에 대해서 수소문 해보았다. 인터넷을 통한 이런 질문에 3-4명이 답을 해주었는데 자기는 갖고 있지만 팔수는 없다. 대신 사용 설명서는 복사 해줄수 있다라는 회답이 오기도 했고 아마 구하기 매우 힘들거다 스텔라박스 생산대수에 비해 훨씬 적어 찾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라는 등의 비관적인 답장이 주로 왔다. 그러던중 어느 한분이 고장난 스텔라박스 본체와 함께 ABR어댑터를 갖고 있는데 따로 팔수는 없고 좀 싸게 줄테니 한꺼번에 사라는 제의가 왔다.

이 기회를 놓치면 2 년 동안 다시 구할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하여 울며 겨자 먹기로 같이 사고 말았다.

UPS( United Parcel Service :미국에 있는 가장 큰 화물 배달 업체)로 도착한 상자의 포장을 풀러 보니 생각 보다는 단순한 어댑터 였다. 고무 벨트2 개와 풀리 2개와 부속품으로 이루어진 어댑터를 고장이 났다고 하는 스텔라박스와 연결하여 사용 해보니 작동은 잘되었다. 덤으로 산 스텔라 박스 본체는 다른곳은 전혀 이상이 없고 재생시의 속도를 정확하게 조절 해주는 모터 서보 앰프( Motor Servo Amp) 모듈만이 고장난 것으로 생각되었다.


다른 부분은 이상이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 구입한 제대로 동작되는 스텔라박스가 고장나더라도 갈아 낄수 있는 예비 부품이 생겼다고 자위하고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어째든 10인치 릴을 사용 하면 7½의 속도로 돌려도 거의 1시간 가량 녹음 할수 있게 되어 스텔라박스 릴덱의 기동성에다 장시간 녹음이 가능해져 새로운 아날로그 녹음의 재미가 기대 된다. ( 한국에서 구입한 스텔라박스는 가지고 오지 않아 아직 본격적으로 사용 해보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오디오 관련 뉴스그룹은 서로의 정보 교환, 질문 응답 뿐 아니라 오디오 장터와 같은 동호인끼리의 사고 파는 난이 활성화 되어 있어 관심 있게 들어 보면 미국에서의 오디오 기기 시세를 쉽게 파악 할수 있어 매우 유용 하다. 특히 이런 릴데크에 관한 정보를 쉽게 얻을수 있는 곳은 rec.audio.pro와 rec.audio.marketplace 란 그룹을 찾아 보면 된다. 이 뉴스그룹을 통하여 살펴보니 여기서도 덩치가 큰 암펙스 녹음기는 시세가 별로 없어 앞에서 언급한 암펙스 AG-440은 500불이하로 거래 되고 있었다.


UPS등를 통해 우송 하기 힘들기 때문에 광고 에는 Local Only 즉 근처 지역에서 픽업트럭으로 가져갈수 있는 사람에게만 팔수 있다는 문구가 같이 붙어 있을 정도 였다.


또한 한국에 가져갈수만 있으면 리복스/스튜더 사에서 나온 최신 릴 데크 인 A-800도 살만 하다고 생각 될 정도인 2500$ 정도에 거레 되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 이 A-800 릴데크는 우리나라의 방송국에서 현역으로 가장 많이 사용 하는 릴데크로서 본체부는 비스듬히 누워 있는 형태이고 앰프부등 은 전용 의 랙 마운트에 설치되어 있는 최고급 업무용 릴데크이나 최근의 미국에 있는 대부분의 레코딩 스튜디오에서는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레코딩을 통한 디지털 녹음 및 편집을 하기 때문에 이런 고급 아날로그 장비 들이 비교적 싼값에 나오고 있다.


이 인터넷의 뉴스그룹을 통하여 또 하나 구입 한 것이 노르웨이의 탠드버그(Tandberg)사에서 나온 TD-10X란 4 트랙 릴 데크이다. 일반적인 릴데크 하면 역시 미국의 암펙스, 스위스/독일의 리복스/스튜더 그리고 노르웨이의 탠드버그사 라고 할 정도로 3 개회사가유명 한데 4 트랙용릴데크 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자기가 고장은 나지 않았지만 10년 이상 안쓴 탠드버그 릴데크를 싸게 팔겠다는 연락이 이-메일( E-mail: 전자 메일)이 왓다. 가격이 채 200$ 정도가 안될 정도 였고 외관은 멀쩡 하지만는 단 워낙 오래 안써 동작이 잘 될지는 모르겠다는 말에 일단 탠드버그니까 헤드와 메커니즘은 훌륭 하겠지 생각 하고 두말 않고 구입 하였다.


참고로 릴데크에는 업무용으로 많이 사용 하는 2 트랙 기기 가정에서 많이 사용 되던 4 트랙 기기가 있는데 4 트랙 기기는 테이프를 돌려서 사용 할수 있으므로 같은 속두에서는 2ㅂ의 길이로 사용 할수 있다. 생녹음를 위해서는 2 트랙 기기를 사용 하였지만 60년대와 70년대에 발매된 미리 녹음된 음악 릴테이프( 즉 pre-recorded tape) 을 재생 하기 위해서는 4 트랙용 릴 데크가 1 대쯤 있어야 하겠다고 생각 했기 때문이다.


한국에 있을때도 상당한 양의 4 트랙 릴테이프를 갖고 있었는데 미국에 와보니 60년대의 녹음 잘된 RCA리빙 스테레오와 데카의 FFSS.엔젤 등의 레이블로 나온 4 트랙 테이프를 심심치 않게 발견 할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60년대에 발매된 RCA리빙 스테레오 LP는 스크래치 잡음이나 표면 잡음이 없는 것을 구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지만 릴 테이프는 건조한 곳에서만 보관 했으면 잡음 하나 없이 아주 생생한 음질을 즐길수 있는 매력이 있다.


릴데크의 상태만 좋으면 LP 재생과 같은 복잡한 오버 행이나 침압 조정 그리고 LP 레코드 중심부로 들어 갈수록 커지는 편차 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해방 되어 훌륭한 음질을 즐길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시 릴 테이프 데크로 다시 화제를 돌려서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은 레복스/스튜더 나 탠버그와 같은 메커니즘과 헤드 성능이 좋은 릴데크를 대상으로 재생과 녹음 앰프 부분을 진공관으로 개조 하여 사용 하는 것이다. 재생 앰프 ( Playback Amp) 부분은 포노 프리앰프와 거의 같고 단지 RIAA 커브 대신 이와 유사한 NAB커브로 이콜라이징 시키면 되므로 포노 이콜라이저단의 저항값과 콘덴서 값을 변경 시켜 자작 하려고 생각 하고 있다. 또한 녹음 앰프부분은 가네다 아키히코( 金田明삼)씨가 FET를 사용 하여 설계한 DC 앰프회로를 참조 하여 이를 진공관으로 구성 할 계획인데 전체성능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100㎒ 이상의 발진 회로부분은 요즘 정도가 극히 높으면서도 쉽게 구할수 있는 수정 발진자를 이용 한 첨단 기술과 진공관의 우수한 음악성을 접목시킨 전세계에서 한 대밖에 없는 나만의 릴 테이프 데크를 만들어 볼 작정이다. 최고급 부품을 아낌없이 투입하여 만들면 아마 쉐필드 랩에서 사용 중이라고 하는 구형 암펙스 350 진공관 릴 데크를 개조 한 기기에 비해 더 나은 음질을 들려주지 않을까 기대 된다.





옛날 가요 마스터 릴 테이프를 찾아서

audio 와 Home theater 2005. 9. 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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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테이프 이야기와 관련된 한가지 에피소드는 아른바 청계천 8가 황학동 고물 시장에서 찾아낸 60-70 년대의 가요가 담긴 마스터 테이프에 관한 이야기이다 .


부모님 댁에서 버스로 15 분 정도 되는 거리에 있기 때문에 일요일 오후 가끔 심심풀이 삼아 황학동 고물 시장에 가서 각종 잡동사니들을 구경 하고 또 가끔은 옛날의 가요 LP들을 골라서 싼값에 사는 재미를 느끼곤 하였는데 그중 각종 구형 릴덱등 녹음기 들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한 가게를 지나는데 가게 앞에 수북히 싸인 7인치 짜리 릴 테이프가 눈에 들어 왔다.

대개들 어학교재를 녹음 하거나 방송국에서 흘러 나온 폐기 처분된 테이프들이라 별로 관심없이 지나 치곤 했는데 이례적으로 깨끗한 박스가 눈길을 끌길레 살펴보니 주로 국내 영화의 주제곡이나 관련 음악들을 녹음한테이프들이었다.

박스안에는 마장동 스튜디오나 장충동 녹음 스튜디오, 간혹은 강남의 녹음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오리지널 테이프들로 노래제목 ,연주시간,연주 악단또는 가수 , NG 난 부분의 표시 등이 명기 되어 있었다.

대부분은 별 가치가 없는 영화들과 관련된 녹음이었지만 계속 뒤져 보니 지금은 유명을 달리한 70년대초의 포크계열 가수 였던 김인순씨의 노래 ( 여고 졸업반등..) 과 김세환씨,정미조씨 박미경씨등의 노래가 든 테이프들도 발견 되었다. 테이프 상태를 보니 먼지가 잔뜩 묻기는 하였지만 꽤 보존이 좋은 상태여서 일단 가수들의 노래가 든 테이프는 모두 골라 개당 2000원씩 주고 삳다.

주인 한테 물어보니 어느 집에서 1200개쯤 나왔는데 어학교재 상한테 800개쯤은 팔고 난 나머지라고 하였다. 집에 와 걸레로 먼지를 딱고 리복스 릴데크에 걸어 먼저 정미조씨의 곡이든 테이프부터 틀어 보았다. 첫소절이 나오는 순간 . 거의 기절할 정도로 생생한 목소리. 70년대초의 정미조씨가 바로 스피커 가운데서서 약간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 ‘외롭다고 느끼실땐 두눈을 꼭 감고 ...휘파람을 부세요..’


전율을 느낄만한 생생한 음에 감동 되어 나머지 테이프들도 틀어보니 모두 다 직접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제1 세대 원본 테이프 또는 마스터 테이프( 곡 사이 사이 마다 리더 테이프로 깔끔하게 정리 되어 있어 쉽게 구분 할수 있다.) 인 것을 알았다. LP에서는 들을 수 없는 거대한 다이나믹 레인지의 상쾌한 음이 그러면서도 미세한 뉴앙스가 잘전달 되는 김흥을 만끽 할수 있었다

몇몇 테이프는 60년대에 에 녹음되었는지 아직은 한참 젊은 시절의 최희준씨 목소리 그리고 양미란 씨 등등 거의 기억에 가물가물한 가수들의 스튜디오 현장 녹음테이프들도 들어 있어 흥미로웠다. 여담이지만 최희준씨의 60년대 목소리가 매우 김미롭고 음폭이 넓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중저음대의 목소리가 매우 윤기 있고 부드럽다고 느꼈다.

이들 테이프를 계속 살펴보니 작곡자가 계속 정민섭씨로 표기 된 것을 알수 있었고 그것으로 추측해 보건데 작곡가 정민섭씨가 소장 했던 테이프가 그분이 돌아가시고 나서 방출되었는 것으로 짐작 되었다.


이후에 이런 원본 가요 테이프들을 찾아 보려 몇몇 방송국과 녹음스튜디오에 문의 했으나 대부분 보관하고 있지 않다는 대답을 들었다.


아마 많은 양의 원본 가요 마스터 테이프들이 재사용을 위해 지워지고, 거리로 나와 어학테이프 용으로 팔려 나가 없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흑백영화 필림 들이 밀집 모자의 띠로 사용 되기 위해 잘려져 없어져 버린 것과 같은 과정으로 우리 곁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는 생각이 들어 씁슬 한 감을 버릴수 없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LP로 나온 곡들의 마스터 테이프는 물론 방송국에서 녹음된 테이프들도 잘 보관 되어 있어 비틀즈가 해체된지 2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 이런 미발굴 미공개 자료를 모아 "Beatles Anthology' 란 CD 가 나오고 있는 상황과는 너무나 대조적이 아닐수 없다.


생녹음의 즐거움을 찾아서

Audio recording 2005. 9. 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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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약 6년전 쯤 계간지인 '하이파이 저널'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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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부분의 음악소스가 CD 등 디지털이기 때문에 실제의 녹음 현장에서는 디지털로 녹음 하는 경우가 늘어 나고 있다. 하지만 취미로 생녹음을 하는 경우에는 2 트랙 릴데크를 사용하여 녹음 하여 아날로그 녹음의 진수를 만끽 하고픈 욕구도 많다. 10여년전 미국의 한 패션 잡지 광고에 넓은 스튜디오에서 릴 데크를 틀어 놓고 편안히 기대서서 칵테일을 들어 가며 음악을 듣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고 매우 강렬한 인상을 받은 적이 있었다.


또 하나의 동기가 된것은 70년대 말에 산 카세트 녹음기에관한 활용 서적을 읽고서 부터이다. 지금도 오래된 서점에 가면 가끔 그책이 꼽혀 있는 것을 볼수 있는데 일본책자를 번역 했다고 생각된다. 그 책에는 당시 돌비 잡음감소 기능이 붙은 카세트 라디오나 데크를 여러모로 활용 하는 방법이 사진 및 그림과 같이 실려 있어서 흥미를 더했다.


예를 들어 카세트녹음기를 이용하여 풀벌레소리나 새소리를 녹음한다던지 기차나 지하철 또는 항구에 드나드는 통통배소리를 녹음한다던지 하는 방법 소개와 함께 FM에서 좋아 하는 곡을 골라 녹음 하는 법등이 자세히 기술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책의 사진중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넓은 컨서트홀에 재즈 콰르텟이 연주를 하고 있어 플로워에는 백명이상이 모여 각자 릴데크와 여러 가지 모양의 마이크로폰을 가지고 녹음을 하는 장면 이었다. 훗날 그것이 일본의 한 녹음기 회사 주최의 생녹음 대회 현장 사진이 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어째든 이러한 것들이 동기가 되어 릴데크로 생녹음을 하고 싶은 욕망이 불붘기 시작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때 부터 본격적인 릴 데크를 갖고 싶어 졌다. 당시 국내에서 주로 구입 할수 있는 것은 티악이나 아카이와 같은 일제 데크 였는데 생녹음까지 생각 하니 보다 고급 제품을 갖고 싶어졌다.


가장 먼저 소유한 기기는 이제는 모델 넘버 조차 기억 나지 않는 미국 암펙스사의 가정용 4 트랙

릴 데크로 86년 미국 유학시 구입 하여 사용 하였다. 주 용도는 당시 미국에서 그런대로 쉽게 구할수 있던 상용 4 트랙 릴 테이프 를 틀고 가끔 자동차에 싣고 나가 자연의 소리를 녹음 하는데 사용 하였다. 그후 본격적인 릴 데크를 구하기 위하여 가장 관심이 있던 리복스사의 B-77 MK2를 물색 하였으나 이외로 2 트랙에 15와 71/2을 동시에 사용 할수 있는 세미 프로급 사양의 기기는 쉽게 구하기가 힘들 었다.그래서 마지막으로 미국에 있는 오디오지우의 도움을 청해 상태가 완벽한 기기 1 대를 구할수 있었다. 오디오 취미의 속성 하나는 음악 감상과는 관계 없이 원하던 기기를 소유 하는데서 오는 만족감이라고 생각하는데 바로 리복스사의 B-77 MK2 릴 데크를 갖게 되고 나서 한동안 느끼던 포만감 이었다.


릴 테이프와 LP를 디지털화 하기 위한 시스템. 리복스 B-77 Mk2 및 진공관식 릴 테이프 데크 G-36


방안의 오디오 시스템 가운데 은회색의 모던한 디자인을 가진 이 릴데크가 들어서니 한결 돋보였다. 그러나 실제 사용할 일은 거의 없어 한동안은 장식용으로만 지냈었다. 그러다 스웨덴제의 밀랩(MILAB)과 같은 고급 콘덴서형 마이크로폰을 구입하면서 부터 본격적으로 활용 하기 시작하였다.


이 릴데크를 가지고 홍대 근처에 있는 재즈 라이브 공연 카페에서 재즈 공연 실황를 직접 녹음 하는데 사용 하였다. 쭉 뻗는 넓은 주파수 특성과 다이나믹한 느낌 그리고 입자가 고운 음색은 LP레코드에서는 느끼기 힘든 아날로그 사운드 궁극의 충만감이 있었다.

컨덴서 마이크로폰은 48V의 팬텀 전원 이라는 것을 공급해야 하고 포노 프리 앰프와 같이

프리 앰프가 필요 하기 때문에 마란쯔 7 프리 앰프 회로를 이용 하여 마이크로폰 프리앰프를 자작 하여 사용 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다 .


자작한 진공관식 마이크 프리 앰프 내부

오디오측면에서 녹음이 잘된 LP로서로서 필자가 아끼는 판에는 스웨덴의 프로프리우스사에서 나온 ‘칸타테 도미노’란 합창곡이든 앨범이 있다. 이 앨범은 오래된 교회의 엄숙한 느낌이 그대로 전해 지는듯한 울림이 자연스럽게 녹음되어 있는 것이 무었보다도 매력인데 이 앨범에 쓰인 녹음기기가 그저 리복스 B-77MK2의 전모델인 A-77기기와 고급 콘덴서 마이크로폰이라는 설명을 읽고 깊은 충격을 받았었다. 그런데 세미 프로급 사양의 B-77MK2 기기를 구입 하게 되니 우선 보는것만으로도 흡족 했다. 이기기는 앞면에 저 임피던스형의 마이크로폰을 직접 사용 할수도 있고 뒷면의 RCA타입의 잭을 사용 하여 라인 레벨의 입력을 받을수도 있게 설계 되어 있어 상당히 편리 하다. 필자는 처음에 이 녹음기에 사진에서 보는바와 같이 로봇트모양으로 생긴 자작의 원 포인트 스테레오 마이크로폰을 사용 하였다. 이 마이크로폰은 일본의 DC 앰프 설계자로 유명한 가네다 아키히코( 金田明삼)씨가 설계 한 것을 약간 개량 하여 만든 것으로 마이크로폰 모듈은 오스트리아 AKG 사의 CK-1 콘덴서 캡슐을 사용 하고 바로 밑의 몸통 부분에 DC앰프를 컴팩트 하게 구성 한 것이다. 9V 건전지7 개와 45V 특수 건전지 1개를 전원으로 사용 하기 때문에 기동성이 좋아 현장 녹음에 큰 위력을 발휘 하였다.



자작한 One Point Stereo Mike



김창완님 교보 북 컨서트 HDV녹화/녹음

디카 및 HD 촬영 2005. 9. 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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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2일 밤 7시에 교보 북클럽에서 약 100명의 팬과 함께 한 자리입니다.

기타 한대로 주로 서정적인 노래를 중심으로 18곡의 노래를 선사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미발표곡도 상당수 .



촬영은 무대 앞쪽 오른쪽에서 ... 깔끔하게 녹음은 되었는데 종반 부분에 뱃터리가 다되어 디지털 녹음은 중간에 중단. HDV 촬영은 끝까지 .. 조명이 다소 어두워 신경이 쓰였지만 화질은 좋은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