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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ox G-36 진공관식 릴 테이프 데크 철저 개조기
몇년전월간 오디오에 기고한글인데 찾는 분이 있어 여기에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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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가 들려주는 감미롭고 방안전체를 살며시 감싸는 풍요로운 음은 디지털 소스가
내주는 음과는 다른 차원의 음을 들려준다.
최근 AV에 다시 관심이 기울어지면서 돌비 디지털 서라운드 사운드와 DTS 서라운드 소스가 내주는 수정같이 맑고 분리도가 확실한 디지털 서라운드 사운드에 매료가 되면서도 일요일 아침 넉넉한 시간에 릴 테이프에 녹음한 60- 80년대 초의 팝송과 국내 포크 음악 LP 사운드를 들으면 마치 고향에 돌아간 듯한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필자는 유달리 녹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PC를 통한 하드디스크 레코딩에 의한 CD 레코딩도 재미가 있어 여기에 관한 책을 쓰기도 했으며 지금도 가끔 오디오 애호가들로부터 소장하고 있는 LP중 좋아하는 곡만을 골라 CD로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곤 한다.
물론 DAT 레코더와 CD 레코더와 같은 디지털식 녹음기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릴 테이프 데크는 현재 리복스 B-77Mk2 2 트랙 레코더 2 대와 포터블용인 스텔라박스 SP-8 그리고 진공관식 4 트랙 기기로 리복스 G-36 Mk3 1 대 등 아날로그식 녹음기는 소니 3 헤드 카세트 레코더를 포함 모두 5 대를 갖고 있으니 아날로그식 녹음기에 관한 애착은 남다르다 할 수 있다.
필자는 지난 96년에서 98년 까지 미국 IBM와슨 연구소에 객원 연구원으로 2 년간 가있으면서 비교적 여유 시간이 많아 릴 테이프 데크를 많이 만져 볼 기회를 가졌다.
그 중 흥미를 느꼈던 것이 진공관식 릴 테이프 데크인 리복스 G-36 Mk3를 내부를 거의 완전히 개조한 일이었다. 리복스 G-36 Mk3는 당시 가정용으로는 하이엔드에 속하는 릴 테이프 데크 이었으며 방송국에서도 사용되는 등 세미 프로용으로도 많이 사용한 기종이다.
G-36 기종은 원형에서 Mk2로 발전하였고 60년대 중순에 Mk3를 마지막으로 진공관식으로는 생산이 중지되고 이후 트랜지스터식인 A-77로 넘어간 기종이다. 진공관식으로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것이 바로 G-36 Mk3 기종인데 운 좋게도 상태가 아주 좋은 4 트랙 기기를 구할 수 있었다.
상태가 좋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하여도 소리가 잘 나왔지만 자작 취미 때문인지 몰라도 개조하고픈 욕구가 일어 일단 관련 자료를 수집하였다. 먼저 생각한 것이 미국의 진공관 기기 자작전문 잡지인 글라스오디오(Glass Audio)지의 창간호에 실린 Charles King 씨가 기고한 "Greening the Revox G36" (0/1988 과 1/92) 라는 기사. 이 기사에 대한 후속 기사는 92년 1호에 한번 더 나왔다.
또한 인터넷(http://www.megabaud.fi/~jtolonen/ga/revox/revox.htm)을 통해서 G-36 Mk3 개조 기사를 찾아 읽어보았으며 리복스 릴 테이프 데크 관련 부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상점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일본의 DC앰프 자작가로 잘 알려진 가네다 아끼히코( 金田)씨의 DC 앰프 제작 책자 하권에 있는 리복스 B-77 릴 데크의 개조기사를 참조하여 이론적인 면에서 필요한 지식을 얻었다.
특히 이 책은 이론적인 면의 해설에 그치지 않고 실제 회로적인면까지 다루고 있기 때문에 릴 테이프 데크에 대해 자세히 알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개조에 들어가기 전 전체적인 점검과 보수를 해보기로 하고 분해에 들어갔다.
사진에서 보는바와 같이 내부는 부품으로 꽉 차 빈틈이 거의 없었으며 부품은 러그를 사용하여 납땜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인상적인 것은 육중한 크기의 릴 구동 및 캡스턴 구동용 모터로서 60년대 제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더욱 안심된 것은 구동 메커니즘이 60년대 기기임에도 불구하고 벨트 드라이브 방식이 아닌 전자제어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이어서 30년 이상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구동이 이루어진다는 점이었다.
일단 분해해 놓고 보니 커플링 콘덴서라든가 볼륨, 반고정 저항 등이 현재의 오디오급 부품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품질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철저하게 개조해보기로 하였다.
이 기기의 뒷면은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ECC83 또는 82 계열의 전압 증폭관 10개와
모니터링을 위한 소형 푸쉬풀 앰프 구성을 위한 EL84 진공관 2 개가 사용되고 있다.
모두 필립스제의 진공관이었는데 60년대 유럽제 진공관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다만 음질에 예민한 출력단과 입력 단의 증폭부에 있는 ECC83은 60년대
생산된 텔레푼켄사 제품으로 대체 하였다.
원래는 글라스오디오 창간호에 실린 회로도를 참고하여 회로를 검토하여 나갔다. 재생(Playback) 부분의 회로가 마란쯔 7 프리앰프의 포노 이콜라이저 부분의 회로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마란쯔 7 프리앰프와 같이 ECC83 진공관을 3 개 사용하여3 단 NF( Negative Feedback) 방식의 회로이다. 포노 이콜라이저 회로에 사용하는 RIAA 와 테이프 데크에 사용하는 NAB 방식의 회로 정수가 다른 정도일 뿐이다. G-36 Mk3 릴 테이프 데크의 음질 우수함의 비밀이 여기에 있지 않나 생각되었다.
회로도를 살펴보니 이콜라이저단의 부품의 값이 회로도와 일부 다른 것을 발견하였다.
이에 대해 인터넷의 오디오 기술 관련 뉴스그룹에 질문을 올렸더니 미국 수출용으로 만든 NAB 규격의 것과 유럽에서 주로 사용하는 이콜라이저 규격인 IEC 규격의 것이 회로 정수가 다르고 또 2 트랙과 4 트랙에 따라서 또 다르다는 것을 알고 미국 규격인 NIB 이콜라이저를 사용한 4 트랙 회로도를 어렵게 구하여 개조에 들어갔다.
우선 가장 음질에 저해가 되는 커플링 콘덴서를 원더캡 인피니티 콘덴서로 바꾸었다. 원래 사용된 것은 연두색의 폴리에스터 콘덴서였는데 기판이 아닌 일종의 원형 러그에 부품이 납땜되어 있었기 때문에 교체에 다소 애를 먹었다. 다음은 ㎊ 단위의 콘덴서 원래 사용된 것 대신 주파수 특성이 우수한 마이카 콘덴서로 바꾸었다.
다음에 손댄 것은 입력 볼륨 부분 회로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단 입력된 신호는 2 단 증폭 된 후 볼륨을 거쳐 크기가 조절 된 후 다시 증폭단과 녹음을 위한 역 이콜라이제이션 회로를 거친 후 녹음 헤드로 입력 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볼륨 앞에 있는 2 단 증폭 부분은 마이크로폰과 같은 입력 신호가 아주 낮은 경우에도 충분한 입력 크기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필자의 경우 포노 프리앰프 등을 거친 라인 입력 크기의 소스만을 사용 할 것이므로 초단의 증폭 부분은 공연히 음질을 떨어뜨리는 역할 밖에는 하지 않으므로 이 부분을 생략하고 곧바로 입력되는 신호를 볼륨의 입력 단으로 들어가도록 하였다.
원래 사용된 볼륨은 탄소피막 제의 것으로 노출형이어 외부로부터의 먼지나 이물질에 의한 영향을 받기 쉽게 되어 있고 또한 탄소 피막 볼륨의 특징인 오랜 시간 경과 후 돌릴 때마다 찌걱거리는 잡음이 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교체해야할 대상이다. 이 입력 볼륨을 교체 작업이 만만치 않아 상당히 애를 먹었다. 또한 바이어스 조절과 이득 조절용 반고정 저항도 밀페 구조로 된 정밀급 시멘트 저항을 사용하여 교체하였다.
녹음기에서 증폭단 못지 않게 음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수십에서 수백㎑의 고주파를 발생시키는 발진 부이다. 안정되고 고른 발진 주파수는 녹음에 있어 기초가 되는 부분으로 그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부분이다. 원 회로는 콘덴서와 인덕터를 사용 쌍3극관을 푸쉬풀로 구성한 발진 회로가 사용되고 있었다.
ECC82(12AU7) 쌍 3극관을 사용한 회로인데 저항과 콘덴서를 이용한 발진 방식이기 때문에 이들 부품의 오차계수가 적어야 함은 물론 열적 안정성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폴리프로필렌 콘덴서로 교체하였으며 안정적인 발진되는 것을 오실로스코프로 확인하였다. G-36 Mk3 기기의 발진 주파수는 70㎑로 B-77Mk2 의 100㎑ 보다 낮아 주파수룰 올려 효율을 높일 까도 생각해보았으나 음질 향상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기 때문에 단념하였다.
실제 사용에서는 초단 입력 부의 전압 증폭관 2 개와 모니터링을 위한 출력관 2 개는 빼놓고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들 진공관을 끼지 않은 상태에서 공급 전압이 다소 높아지지만 원래 117V용 기기를 110V에 다운 트랜스포머에 꼽아 사용하므로 실제 걸리는 전압은 원래의 전압과 크게 다르지 않게 되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전원 부의 정류 다이오드를 고속 회복 다이오드로 , 그리고 정류용 콘덴서를 신형으로 교체하지 못한 것이다.
이 부분만 교체하였다면 기기를 거의 대부분 교체 한 것이나 다름없는데 사용된 전해 콘덴서가 현재 나오지 않는 블록형인데다 이들 부분이 너무 내부에 컴팩트하게 박혀 있어 완전 분해를 하지 않고는 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30년 이상 지난 전해 콘덴서여서 용량 감소로 인한 험 잡음이 우려되었으나 실제 험은 들리지 않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기기의 윗 편에 마련되어 있는 입, 출력을 금도금 RCA 잭으로 바꾸고 싶었으나 이 부분을 떼어내는 것이 만만치 않아 일단 미루어 놓은 상태에 있다.
개조작업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이어스 전류 조정과 입력 전압 조정과 같은 튜닝 부분이다. 주파수 발진기와 오실로스코프를 동원하여 바이어스 전류 조절과 전체적인 주파수 특성을 체크하고 보정하였다. 이 같은 보정 작업 과정은 G-36 Mk3 서비스 매뉴얼에 비교적 자세히 나와있다.
원래 사용된 기기의 헤드 상태가 아주 깨끗하여 계속 사용하고 있지만 평생 동안 사용 할 목적으로 G-36 Mk3의 가장 나중 모델 넘버에 맞는 재생과 녹음 헤드 한 세트를 미국에서
구입하여 놓고 있다.
원래 사용된 헤드는 원형의 것이지만 최후의 버전에 사용된 헤드는 나중의 B-77 릴 테이프 데크에 사용된 것과 같은 반 타원형의 것이다. 나중 버전의 헤드를 사용하면 훨씬 개선된 음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적당한 시간에 헤드를 교체하려고 생각하지만 작업 시간이 만만치 않아 아직은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이같이 개조된 진공관식 리복스 G-36 Mk3 릴 테이프 데크는 주로 미국에서 구입한 재즈와 팝 및 포크 송 원반을 녹음하여 듣고 있다. 3 3/4의 속도로 녹음하면 10인치 릴 테이프 앞, 뒤로 4시간에 걸치는 충분한 시간을 실제 청감상 LP를 직접 재생하는 것과 차이가 없는 음질을 들려주기 때문에 판을 갈아 줄 필요 없이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어 좋다.
아날로그 사운드에 관심 있는 분은 리복스와 같은 일정 이상의 품질을 가진 릴 테이프 데크를 구하여 손본 다음 사용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뒷면의 녹음 및 재생 회로 부분
바이어스 발진 회로. 진공관을 사용한 방식
릴 데크의 앞면을 벗긴 후의 모습
전원부와 구동 모터의 모습 히스테리시스 싱크로너스 방식의 모터를 사용하였다.
입력부와 입력 볼륨을 밀폐형의 고급의 것으로 바꾸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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