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audio 와 Home theater에 해당되는 글 60건
- 2005.09.07 아날로그 릴 테이프 데크의 편력 5
- 2005.09.07 옛날 가요 마스터 릴 테이프를 찾아서
- 2005.07.15 오디오 기기 자작기 1 부 8
- 2004.10.14 나의 오디오 초기 시절 회고 1
글
아날로그 릴 테이프 데크의 편력
97년 미국에 거주 당시 월간 오디오에 기고한 글의 일부입니다.
----------------------------------------------------------------
생녹음의 취미 활동으로 인하여 번거롭기는 하지만 가장 궁극적인 음질을 낼수있는아날로그 릴데크에 관한 관심은 일찍부터 가져 왔었다. 지난번 필자의 글에서 미국 유학중에 구입 해서 사용 했던 가정용 암펙스 4 트랙 릴데크와 스위스 리복스사의 B-77 Mk2 2 트랙 릴데크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히 언급 하였지만 이기기들 이외에도 몇가지 릴데크를 더 보유 하고 있거나 사용 한 경험이 있다. 릴데크의 음질은 한마디로 매우 훌륭하다고 할수 있다. 그런데 더욱 묘미가 있는 것은 고급 MC 포노 카트릿지 처럼 각회사의 모델마다 다 가각 나름대로의 개성이 뚜렷 하다는데 있다. 이런 저런 계기로 필자가 릴데크를 좋아 한다는 소문이 동호인 사이에서 퍼지자 KBS에 근무하는 한 오디오 지우로부터 본격적인 업무용 릴데크인 암펙스 AG-440이란 모델이 하나 나왔는데 써볼 의향이 없느냐는 의사를 타진 해왔다.
이 녹음기는 70년대서부터 80년대 초 까지 미국의 대부분의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마스터 트랙 다운용으로 사용 되던 릴 데크로 그 당시에 나온 녹음 관련 책자에는 이 기기를 표준으로하여 설명되어 있을 정도의 기기라 상태가 좋다는 말을 듣고 두말 않고 구입 하였다. 그런데 이 기기는 업무용
으로 메카니즘 부분과 녹음 및 재생 앰프 부분이 완전 분리 되어 있는 콘솔 형태여서 아무리 대형 이어도 일반 승용차에는 들어가지 않아 용달차에 싣고 와야 했다.
음질은 아주 좋았다. 미국제 다운 중후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었다.당시는 거실과 작업실에 각각 오디오 시스템이 있었는데 작업실에는 리복스 B-77Mk2를 사용 하고 거실에는 B-77Mk2로 생녹음한 테이프를 재생 하는데 사용 하였다. 또 가끔 씩은 리복스와 같이 연결하여 마스터 테이프를 복사 하는데 사용 하곤 했다. 단점은 메카니 모터의 구동력이 너무 좋아 빨리 감기와 되감기를 하면 어찌나 힘차게 돌리는지 재질이 약한 테이프는 견디어 내지 못하는것이 아닐까하는 걱정 까지 들 정도 였다. 더욱 더 큰 문제는 워낙 덩치가 커서 비좁은 아파트 거실을 너무 많이 차지 한다는 것이 었다.
웬만한 오디오 기기를 집에 들어 놓는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말이 없는 집사람도 이 암펙스 AG-440에 대해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결국 산지 1년을 조금 넘기고 다른분 에게 양도 하고 말았다. 그 일이 있고 난후는 성능이 좋더라도 덩치가 너무 큰 기기에 대해서는 별로 눈이 가지 않게 되었다.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고 거대한 크기의 암펙스 기기를 내보내고 난후에는 업무용이지만 소형의 릴 데크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전부터 스위스제의 나그라(Nagra)나 스텔라박스( Stellavox) 와 같은 포터블 업무용 릴데크에 대해서는 카달로그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너무 소형이어서 성능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교보문고에 들러 영화 관련 서적이 있는곳으로 가보았더니 영화진흥공사의 후원으로 출간된 서적중에서 나그라 릴데크에 대해서만 써 놓은 책자가 눈에 들어 왔다. 일본의 영화 녹음기사가 쓴 책자를 번역한 책인데 책 한권을 통해 나그라 릴데크의 모델 종류 , 사용법 , 기기 취급법 고장 수리법 등에 대해서 자세히 나와 있는 것이 아닌가.
황급히 돈을 지불 하고 나와서 여유를 가지고 읽어 내려 가니 그동안 전설 속의 기기처럼 생각되었던 나그라 기기에 대한 실체가 눈에 보이기 시작 하였다. 동시에 이 나그라를 갖고 싶은 욕망이 거세게 일기 시작 하였다. 일본 오디오 협회에서 나온 카달로그를 보니 대략 새것은 천만원 정도. 소형차 한 대 값인데 생각 하고 중고품이 있나 수소문 해 보니 워낙 고가의 기기라
영화 녹음 전문 업체나 몇 몇 방송국에서나 보유하고 있을 정도 임을 알았다. 그것도 대부분 스테레오가 아닌 모노 기기였는데 이유는 영화 촬영시의 현장 녹음용으로 사용 하기 때문에 스테레오가 필요 없기 때문 이었고 대신에 영화 필림과 동기 시키기 위한 싱크로나이징 특수 신호를 함께 녹음 하도록 되어 있었다.
참고로 스테레오 녹음이 가능한 모델은 Ⅳ-S 기종으로 국내에는 거의 찾아 보기가 힘들었다.
인터넷의 오디오 장터난 등을 통해 알아 보니 미국에서는 상태에 따라 2천불에서 6 천불 정도에 거래 되고 있었다.
필자가 미국으로 파견 근무 오기 3 달전에 용산에 있는 한 오디오 숖을 경영 하는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상당히 깨끗한 상태의 스텔라박스 릴 데크가 있는데 한 번 보지 않겠느냐는 거였다.비싸더라도 미국에 가서 상태 좋은 중고 나그라나 스텔라박스를 구입 해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망설여 졌지만 한 번 써보고 천천히 결정 하라는 말에 구미가 당겨 일단 물건을 인수 하고 집에 돌아와 찬찬히 살펴 보았다. 모델은 SP-7A로서 영화 촬용용이 아닌 스테레오용으로서 과연 천만원 정도의 가격을 정해 농았을 만큼 확실히 잘 만든 기기 였다. 전체 외관은 마치 고급 카메라의 바디를 연상 시키듯 통알류미늄을 깍아 만들어 졌고 스위치와 노브 하나까지도 알류미늄으로 정밀 하게 깍아서 가공 되어 있었다.
스위치 하나 하나의 조작감도 기분이 좋았고 내부를 열어 보니 최고급 부품을 아낌없이 썻는데다 모든 기능을 모듈 단위로 만들어 놓아 쉽게 바꾸어 낄수 있게 해 놓았다는데 업무용 기기로서의 신뢰감이 갖다. 입.출력은 전용 DIN잭으로 되어 있었지만 마이크로폰 입력은 젠하이저와 같은 고급 업무용 마이크로폰을 사용 할수 있도록 3핀 캐넌 단자로 되어 있었다.
이런 귀한 기기는 한 번 놓치면 좀처럼 구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거금을 주고 구입 하였다. 구입후 즉시 CD를 녹음하여 재생하여 보았다. 어느것이 CD 재생음이고 어느것이 릴데크로 녹음된 소리인지 쉽게 구분이 되지 않을 많큼 음질은 훌륭 하였다. 빨리 생녹음 해볼 기회를 물색 하던중 연대 앞 신촌 로터리 근처에서 젊은 캐나다 연주인으로 구성된 3인조 재즈 밴드가 매일 공연 한다는 정보를 듣고 곧장 신촌으로 향했다. 새로이 구입한 스텔라박스 릴데크와 필자가 자작한 원 포인트 스테레오 마이크로폰 그리고 마이크로폰 스탠드을 가지고 갔다. (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튼튼한 트라이포드가 필요 하듯이 좋은 녹음을 위해서는 주위의 진동을 잘 이겨 낼수 있는 마이크로폰 스탠드가 필요 하다.)
녹음은 잘 되었지만 5인치 릴밖에 사용 할수 밖에 없어 7½ 속도로 녹음할 경우 채 10분도 되기전에 갈아주어야 하는 불편이 심각했다.
즉흥 재즈와같은 연주는 한곡이 대개 5분이상 어떤 경우는 10분 이상 넘어가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5인치릴밖에 사용 할수 없다는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고 느꼈다.
일본 오디오 책자를 찾아 보니 ABR 이라는 전용 어댑터를 사용하면 7인치 릴 뿐아니라 10인치 릴까지 사용 할수 있수 있다고하여 수소문 해봣으나 스텔라박스 본체구하기 보다도 훨씬 더 힘들것 같았다. 이 악세서리는 차라리 미국에서 구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미국에 오기전 까지는 아쉬운 대로 5인치 릴로만 사용 하였다
. ‘96년 7월에 2 년의 기간으로 미국 IBM의 왓슨 연구소에 객원 연구원 자격으로 오면서 그동안 벼려왔던 진공관이나 출력 트랜스포머와 같은 진공관 앰프 자작 부품을 인터넷의 오디오 관련 뉴스 그룹을 통하여 구하면서 동시에 이 스테라박스의 ABR 어댑터에 대해서 수소문 해보았다. 인터넷을 통한 이런 질문에 3-4명이 답을 해주었는데 자기는 갖고 있지만 팔수는 없다. 대신 사용 설명서는 복사 해줄수 있다라는 회답이 오기도 했고 아마 구하기 매우 힘들거다 스텔라박스 생산대수에 비해 훨씬 적어 찾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라는 등의 비관적인 답장이 주로 왔다. 그러던중 어느 한분이 고장난 스텔라박스 본체와 함께 ABR어댑터를 갖고 있는데 따로 팔수는 없고 좀 싸게 줄테니 한꺼번에 사라는 제의가 왔다.
이 기회를 놓치면 2 년 동안 다시 구할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하여 울며 겨자 먹기로 같이 사고 말았다.
UPS( United Parcel Service :미국에 있는 가장 큰 화물 배달 업체)로 도착한 상자의 포장을 풀러 보니 생각 보다는 단순한 어댑터 였다. 고무 벨트2 개와 풀리 2개와 부속품으로 이루어진 어댑터를 고장이 났다고 하는 스텔라박스와 연결하여 사용 해보니 작동은 잘되었다. 덤으로 산 스텔라 박스 본체는 다른곳은 전혀 이상이 없고 재생시의 속도를 정확하게 조절 해주는 모터 서보 앰프( Motor Servo Amp) 모듈만이 고장난 것으로 생각되었다.
다른 부분은 이상이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 구입한 제대로 동작되는 스텔라박스가 고장나더라도 갈아 낄수 있는 예비 부품이 생겼다고 자위하고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어째든 10인치 릴을 사용 하면 7½의 속도로 돌려도 거의 1시간 가량 녹음 할수 있게 되어 스텔라박스 릴덱의 기동성에다 장시간 녹음이 가능해져 새로운 아날로그 녹음의 재미가 기대 된다. ( 한국에서 구입한 스텔라박스는 가지고 오지 않아 아직 본격적으로 사용 해보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오디오 관련 뉴스그룹은 서로의 정보 교환, 질문 응답 뿐 아니라 오디오 장터와 같은 동호인끼리의 사고 파는 난이 활성화 되어 있어 관심 있게 들어 보면 미국에서의 오디오 기기 시세를 쉽게 파악 할수 있어 매우 유용 하다. 특히 이런 릴데크에 관한 정보를 쉽게 얻을수 있는 곳은 rec.audio.pro와 rec.audio.marketplace 란 그룹을 찾아 보면 된다. 이 뉴스그룹을 통하여 살펴보니 여기서도 덩치가 큰 암펙스 녹음기는 시세가 별로 없어 앞에서 언급한 암펙스 AG-440은 500불이하로 거래 되고 있었다.
UPS등를 통해 우송 하기 힘들기 때문에 광고 에는 Local Only 즉 근처 지역에서 픽업트럭으로 가져갈수 있는 사람에게만 팔수 있다는 문구가 같이 붙어 있을 정도 였다.
또한 한국에 가져갈수만 있으면 리복스/스튜더 사에서 나온 최신 릴 데크 인 A-800도 살만 하다고 생각 될 정도인 2500$ 정도에 거레 되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 이 A-800 릴데크는 우리나라의 방송국에서 현역으로 가장 많이 사용 하는 릴데크로서 본체부는 비스듬히 누워 있는 형태이고 앰프부등 은 전용 의 랙 마운트에 설치되어 있는 최고급 업무용 릴데크이나 최근의 미국에 있는 대부분의 레코딩 스튜디오에서는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레코딩을 통한 디지털 녹음 및 편집을 하기 때문에 이런 고급 아날로그 장비 들이 비교적 싼값에 나오고 있다.
이 인터넷의 뉴스그룹을 통하여 또 하나 구입 한 것이 노르웨이의 탠드버그(Tandberg)사에서 나온 TD-10X란 4 트랙 릴 데크이다. 일반적인 릴데크 하면 역시 미국의 암펙스, 스위스/독일의 리복스/스튜더 그리고 노르웨이의 탠드버그사 라고 할 정도로 3 개회사가유명 한데 4 트랙용릴데크 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자기가 고장은 나지 않았지만 10년 이상 안쓴 탠드버그 릴데크를 싸게 팔겠다는 연락이 이-메일( E-mail: 전자 메일)이 왓다. 가격이 채 200$ 정도가 안될 정도 였고 외관은 멀쩡 하지만는 단 워낙 오래 안써 동작이 잘 될지는 모르겠다는 말에 일단 탠드버그니까 헤드와 메커니즘은 훌륭 하겠지 생각 하고 두말 않고 구입 하였다.
참고로 릴데크에는 업무용으로 많이 사용 하는 2 트랙 기기 가정에서 많이 사용 되던 4 트랙 기기가 있는데 4 트랙 기기는 테이프를 돌려서 사용 할수 있으므로 같은 속두에서는 2ㅂ의 길이로 사용 할수 있다. 생녹음를 위해서는 2 트랙 기기를 사용 하였지만 60년대와 70년대에 발매된 미리 녹음된 음악 릴테이프( 즉 pre-recorded tape) 을 재생 하기 위해서는 4 트랙용 릴 데크가 1 대쯤 있어야 하겠다고 생각 했기 때문이다.
한국에 있을때도 상당한 양의 4 트랙 릴테이프를 갖고 있었는데 미국에 와보니 60년대의 녹음 잘된 RCA리빙 스테레오와 데카의 FFSS.엔젤 등의 레이블로 나온 4 트랙 테이프를 심심치 않게 발견 할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60년대에 발매된 RCA리빙 스테레오 LP는 스크래치 잡음이나 표면 잡음이 없는 것을 구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지만 릴 테이프는 건조한 곳에서만 보관 했으면 잡음 하나 없이 아주 생생한 음질을 즐길수 있는 매력이 있다.
릴데크의 상태만 좋으면 LP 재생과 같은 복잡한 오버 행이나 침압 조정 그리고 LP 레코드 중심부로 들어 갈수록 커지는 편차 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해방 되어 훌륭한 음질을 즐길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시 릴 테이프 데크로 다시 화제를 돌려서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은 레복스/스튜더 나 탠버그와 같은 메커니즘과 헤드 성능이 좋은 릴데크를 대상으로 재생과 녹음 앰프 부분을 진공관으로 개조 하여 사용 하는 것이다. 재생 앰프 ( Playback Amp) 부분은 포노 프리앰프와 거의 같고 단지 RIAA 커브 대신 이와 유사한 NAB커브로 이콜라이징 시키면 되므로 포노 이콜라이저단의 저항값과 콘덴서 값을 변경 시켜 자작 하려고 생각 하고 있다. 또한 녹음 앰프부분은 가네다 아키히코( 金田明삼)씨가 FET를 사용 하여 설계한 DC 앰프회로를 참조 하여 이를 진공관으로 구성 할 계획인데 전체성능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100㎒ 이상의 발진 회로부분은 요즘 정도가 극히 높으면서도 쉽게 구할수 있는 수정 발진자를 이용 한 첨단 기술과 진공관의 우수한 음악성을 접목시킨 전세계에서 한 대밖에 없는 나만의 릴 테이프 데크를 만들어 볼 작정이다. 최고급 부품을 아낌없이 투입하여 만들면 아마 쉐필드 랩에서 사용 중이라고 하는 구형 암펙스 350 진공관 릴 데크를 개조 한 기기에 비해 더 나은 음질을 들려주지 않을까 기대 된다.
'audio 와 Home theat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Revox G-36 진공관식 릴 테이프 데크 철저 개조기 (2) | 2007.05.18 |
---|---|
궁극의 오디오 시스템 - 멀티 앰프 시스템으로 (1) | 2007.04.30 |
옛날 가요 마스터 릴 테이프를 찾아서 (0) | 2005.09.07 |
오디오 기기 자작기 1 부 (8) | 2005.07.15 |
나의 오디오 초기 시절 회고 (1) | 2004.10.14 |
설정
트랙백
댓글
글
옛날 가요 마스터 릴 테이프를 찾아서
마스터 테이프 이야기와 관련된 한가지 에피소드는 아른바 청계천 8가 황학동 고물 시장에서 찾아낸 60-70 년대의 가요가 담긴 마스터 테이프에 관한 이야기이다 .
부모님 댁에서 버스로 15 분 정도 되는 거리에 있기 때문에 일요일 오후 가끔 심심풀이 삼아 황학동 고물 시장에 가서 각종 잡동사니들을 구경 하고 또 가끔은 옛날의 가요 LP들을 골라서 싼값에 사는 재미를 느끼곤 하였는데 그중 각종 구형 릴덱등 녹음기 들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한 가게를 지나는데 가게 앞에 수북히 싸인 7인치 짜리 릴 테이프가 눈에 들어 왔다.
대개들 어학교재를 녹음 하거나 방송국에서 흘러 나온 폐기 처분된 테이프들이라 별로 관심없이 지나 치곤 했는데 이례적으로 깨끗한 박스가 눈길을 끌길레 살펴보니 주로 국내 영화의 주제곡이나 관련 음악들을 녹음한테이프들이었다.
박스안에는 마장동 스튜디오나 장충동 녹음 스튜디오, 간혹은 강남의 녹음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오리지널 테이프들로 노래제목 ,연주시간,연주 악단또는 가수 , NG 난 부분의 표시 등이 명기 되어 있었다.
대부분은 별 가치가 없는 영화들과 관련된 녹음이었지만 계속 뒤져 보니 지금은 유명을 달리한 70년대초의 포크계열 가수 였던 김인순씨의 노래 ( 여고 졸업반등..) 과 김세환씨,정미조씨 박미경씨등의 노래가 든 테이프들도 발견 되었다. 테이프 상태를 보니 먼지가 잔뜩 묻기는 하였지만 꽤 보존이 좋은 상태여서 일단 가수들의 노래가 든 테이프는 모두 골라 개당 2000원씩 주고 삳다.
주인 한테 물어보니 어느 집에서 1200개쯤 나왔는데 어학교재 상한테 800개쯤은 팔고 난 나머지라고 하였다. 집에 와 걸레로 먼지를 딱고 리복스 릴데크에 걸어 먼저 정미조씨의 곡이든 테이프부터 틀어 보았다. 첫소절이 나오는 순간 . 거의 기절할 정도로 생생한 목소리. 70년대초의 정미조씨가 바로 스피커 가운데서서 약간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 ‘외롭다고 느끼실땐 두눈을 꼭 감고 ...휘파람을 부세요..’
전율을 느낄만한 생생한 음에 감동 되어 나머지 테이프들도 틀어보니 모두 다 직접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제1 세대 원본 테이프 또는 마스터 테이프( 곡 사이 사이 마다 리더 테이프로 깔끔하게 정리 되어 있어 쉽게 구분 할수 있다.) 인 것을 알았다. LP에서는 들을 수 없는 거대한 다이나믹 레인지의 상쾌한 음이 그러면서도 미세한 뉴앙스가 잘전달 되는 김흥을 만끽 할수 있었다
몇몇 테이프는 60년대에 에 녹음되었는지 아직은 한참 젊은 시절의 최희준씨 목소리 그리고 양미란 씨 등등 거의 기억에 가물가물한 가수들의 스튜디오 현장 녹음테이프들도 들어 있어 흥미로웠다. 여담이지만 최희준씨의 60년대 목소리가 매우 김미롭고 음폭이 넓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중저음대의 목소리가 매우 윤기 있고 부드럽다고 느꼈다.
이들 테이프를 계속 살펴보니 작곡자가 계속 정민섭씨로 표기 된 것을 알수 있었고 그것으로 추측해 보건데 작곡가 정민섭씨가 소장 했던 테이프가 그분이 돌아가시고 나서 방출되었는 것으로 짐작 되었다.
이후에 이런 원본 가요 테이프들을 찾아 보려 몇몇 방송국과 녹음스튜디오에 문의 했으나 대부분 보관하고 있지 않다는 대답을 들었다.
아마 많은 양의 원본 가요 마스터 테이프들이 재사용을 위해 지워지고, 거리로 나와 어학테이프 용으로 팔려 나가 없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흑백영화 필림 들이 밀집 모자의 띠로 사용 되기 위해 잘려져 없어져 버린 것과 같은 과정으로 우리 곁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는 생각이 들어 씁슬 한 감을 버릴수 없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LP로 나온 곡들의 마스터 테이프는 물론 방송국에서 녹음된 테이프들도 잘 보관 되어 있어 비틀즈가 해체된지 2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 이런 미발굴 미공개 자료를 모아 "Beatles Anthology' 란 CD 가 나오고 있는 상황과는 너무나 대조적이 아닐수 없다.
'audio 와 Home theat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Revox G-36 진공관식 릴 테이프 데크 철저 개조기 (2) | 2007.05.18 |
---|---|
궁극의 오디오 시스템 - 멀티 앰프 시스템으로 (1) | 2007.04.30 |
아날로그 릴 테이프 데크의 편력 (5) | 2005.09.07 |
오디오 기기 자작기 1 부 (8) | 2005.07.15 |
나의 오디오 초기 시절 회고 (1) | 2004.10.14 |
설정
트랙백
댓글
글
오디오 기기 자작기 1 부
MOSFET 60W 파워 앰프 등 자작 초기의 트랜지스터식 앰프 자작 경험
지난 호 월간 오디오의 오디오 사용자 기기 현황 조사에 의하면 사용하고 있는 앰프 중
3 위가 자작 앰프라는 결과가 나왔다. 사실 지난 몇 년간 오디오 자작 인구가 크게 늘어
났다는 느낌을 받고있다. 오디오 자작 기사를 다루는 잡지도 늘었고 오디오 자작인을 대상으로 한 부품과 키트를 판매하는 상점도 몇 군데 생겨 성업중이다.
필자는 월간 오디오에 92년 10월 ‘MOSFET 60W 파워앰프 자작기’를 시작으로 하여 미국
IBM 왓슨 연구소에 2 년간 파견되기 전인 96년 초까지 한 회도 빠짐없이 자작 관련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필자는 오디오 기기 자작을 통해서 정말 많은 것을 경험하고 즐겼다고 할 수 있다. 평면적이고 소비 지향적인 오디오 라이프가 보다 생산적이고 활기에 찬 취미 활동으로 변모하였다.
오디오 기기 자작 취미에 대한 좋은 점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점은 고급 오디오 기기에 대한 욕심이 거의 없어진다는 점이다. 오디오 기기 자작을 시작하고 파워 앰프와 프리앰프를 한 두 대 만들어 보게 되면 앰프에 대한 기본적인 원리와 사용되는 부품을 에 대한 이해와 품질 등을 구별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나서 하이엔드 앰프라고 하는 제품의 내부 사진을 보면 어느 정도의 급의 부품이 사용되고 있고 어떤 회로 방식을 채용하고 있는 가 하는 것에 대한 감을 대충 잡을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오디오 자작에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이 수백 만원 또는 천만 원이 넘는 앰프의 실제 내부를 자세히 보게 되면 대략 실제 부품과는 1/5 - 1/10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쉽게 알게 된다.
말이 다소 다른 곳으로 흘러가는 느낌이 있지만 현재의 하이엔드 오디오 제품은 일종의 공예 품과 같아 부품 가격과 실제 완제품 가격과는 엄청난 차이를 갖게 된다. 이제 많은 젊은 세대의 관심이 순수 오디오가 아닌 AV나 컴퓨터 쪽이어서 순수 오디오를 취미로 하는
사람은 30대 말 이후의 중 장년층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필자가 미국에서 대학원 생활을 하던 8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Audio', 'Stereo Review' 와 같은 잡지들은
일반 서점이나 가판 스탠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중 잡지 이었으나 이제는 잡지 전문 매장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없어진데다 부피도 매우 얇아져서 볼품 없을 정도로
변하였다. 이같이 오디오 시장이 고가의 하이엔드 제품 쪽으로 흐르다 보니 수요가 많지 않아 실제 부품가격 몇 배 이상의 오버 헤드가 붙게 되었다. 직원의 봉급, 회사 운영비, 광고 선전비가 최종 제품가격에 녹아 들어간데다 국내의 수입상의 이윤까지 더하여져 심하게는 최종 국내 소비자 가격이 부품가격의 10 배 이상으로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자작을 하게 되면 이런 거품에서 완전 해방되어 최고의 부품과 회로를 사용하여 질 높은 앰프 등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자작을 하면 전자 기술, 좁게는 회로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다.
사실 파워 앰프와 같은 것은 전자 회로로 보면 가장 간단한 회로에 속한다. 기본적인 이론은 1920 연대에 완성이 되었고 지금과 같은 푸쉬풀 회로 등도 1940 연대에 이미 완성된 회로 기술이다. 물론 지금도 새로운 제품의 선전을 보면 무슨 ㅇㅇㅇ 회로 방식 채택 등으로 요란한 선전을 하지만 대부분 아주 하찮은 것에 지나지 않고 그 회로를 채택하였다고 해서 반드시 음질이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본론으로 다시 들어와서 필자의 자작 경험을 조금 소개하고 싶다. 필자는 1980- 1982 년까지 서울 공대 전기과 대학원들 다녔다. 전기 기계 전공이었는데 이 때 논문을 위한 실험용 기기 보다 정확히는 대형 모터의 속도제어와 효율 제어를 위한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어 회로를 꾸미게 된 것이 처음으로 전자 기기 회로를 만들어 본 경험이다. 대학교 졸업시 까지는 정말 전자 회로를 꾸민다는 것에 대해서는 완전 깡통이어 회로도에 접지 표시로 쓰는 기호에 수도꼭지에 연결하는 표시를 보고 정말 선을 길게 끌어 수도꼭지에다 연결하여야 하는 줄로 알 정도였다.
전혀 경험이 없이 대학원에 와서 선배와 동료의 도움으로 실험 장치를 꾸며 논문 실험을 끝내기는 했지만 오디오 기기 자작은 꿈도 꾸지 못할 정도였다.
본격적인 자작은 직장을 갖고 나서 2년 정도 지난 84년경 지금도 있는 청계천 세운상가의 세운 기술 서적에서 가남사라고 하는 조그만 출판사에서 번역하여 낸 ‘앰프제작의 키포인트’ 라는 책을 사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원래 이 책은 자작 애호가 사이에는 이름이 잘 알려진 일본의 구보다씨가 쓴 “ 앰프 제작의 노우하우‘ 란 책인데 MOSFET 트랜지스터를 사용한 파워 앰프에 대한 제작 기사를 초보자도 할 수 있게끔 기초에서부터 쉽게 설명한 책이다. 어려운 수식은 가급적 피해 가면서 썼는데 책의 뒷 부분에 그간에 설명한 것을 모두 종합하여 MOSFET 60W 파워앰프 자작 기사가 상세히 실려 있었다.
회로도룰 보니 매우 간단하여 과연 이렇게 간단한 회로가 좋은 소리를 내 줄까 하고 매우 미심쩍어 했지만 책 구절 구절마다 MOSFET 트랜지스터 특유의 맑은 해상력과 중후함 과 박력이 어우러진 음질을 내면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말에 끌려 자작을 해보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회로도와 부품 표를 들고 청계천 세운상가를 찾아 물어 물어 부품을 하나씩 구하는데 처음이라 애를 무척 많이 먹었다. 세운상가의 부품 상들은 왜 그리 꼬불꼬불한 길에 숨어 있는지 또 몇 개 사냐고 물을 때 “ 2 개만 요 , 아니면 4 개만 요‘ 라고 하면 기가 차다는 듯이 보다가 딴 데 가서 알아보라고 문전 박대를 당하기도 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 책에 나온 대로 에폭시글래스 재질의 PCB 원판을 사다 줄 톱으로 잘라 유성 매직펜으로 책에 나온 회로의 패턴도 대로 그려서 염화제삼철 부식용액에 담가 보았다. 용액에 담가 놓아야 되는 시간을 잘못 알아 선이 가는 부분까지 부식되어 버리는 결과를 가져와 다시
점퍼 선을 사용하여 이어야 하는 일도 생겼다.
새시를 무엇으로 할 까 하다가 왠지 마켄토쉬 진공관 파워앰프 MC275의 자태가 멋있어 이를 본 따 근처 목공소에 부탁하여 합판에 무늬 목을 입히고 검은색 락카 칠을 하여 새시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어처구니없는 일인데 새시를 나무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험이 전혀 나지 않았다. ( 독자께서는 이런 실수하지 않기 바란다.)
나무로 된 샤시 위에 방열판을 설치하고 만든 이 앰프는 84년 봄 어느 일요일 아침에 완성이 되어 처음으로 스위치를 올렸다. 혹시 ‘펑’ 하고 불꽃이 튀면서 폭팔 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 속에 스위치를 올린 후 아무 반응이 없이 파워 인디케이터 램프에 불이 계속하여 들어오기에 다시 끄고 얼마 후 그 당시 사용하던 산수이 리시버 앰프의 프리앰프 단자와 파이오니아 스피커를 연결하여 살며시 볼륨을 올려 보았다. 그 때 한쪽 스피커에서 울려 나오던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1 악장과 예쁜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듣는 감흥은 15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 당시 사용하던 산수이 리시버도 최고급의 것이었는데 내 손으로 얼기설기 만든 파워 앰프에서 훨씬 더 풍요롭고 힘찬 그러면서도 감미로운 소리가 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나중에 찬찬히 보니 다른 쪽 스피커에서도 소리가 나긴 나는데 음량이 훨씬 적었다. 그 후 며칠 동안 회로와 PCB 기판을 테스터로 대보고 하여 잘못을 알아내어 다시 고쳤더니 양쪽 채널에서 비슷한 음량으로 소리가 나왔다. 이렇게 만든 MOSFET 60W 파워앰프에 당시 막 1 달간 다녀온 미국 로스알라모스 국립 원자력 연구소의 로고를 떼어 붙여 'Los Alamos'라고 명명했다.
아마 이 때 자작한 앰프가 제대로 소리가 나지 않았거나 아니면 불꽃을 내며 휴즈가 나갔다던 지하면 아마 거기서 포기하고 값비싼 메이커 앰프의 가격표에 한숨을 내쉬는 그런 신세가 계속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작은 처음 성공이 매우 중요하다. 어느 정도의 어려움을 겪고라도 처음의 자작시도가 성공하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자신이 생겨 다음 번의 자작도 성공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하여튼 그 때 만든 이 MOSFET 60W 파워 앰프는 아직도 나의 주력 기기로 계속하여 잘 사용하고 있다. 특히 근접 모니터 스피커로서도 최근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 BBC 방송국 이동용 모니터 스피커로 개발된 LS 3/5A 스피커와의 매칭이 아주 좋다. 이 스피커에는 지난 12 년간 진공관식이든 트랜지스터식이든 여러 가지 파워 앰프를 물려 보았지만 이 MOSFET 60W 파워앰프와 같이 적당한 온도감과 역동감 그러면서도 정확한 음을 들려주는 조합을 찾지 못했다. 이 LS3/5A 스피커와 진공관식 EL34 푸쉬풀 파워 앰프와 잘 어울린다고 것이 일반적인 평이지만 그 조합 보다 더 나은 소리를 들려준다.
이 파워 앰프 제작에 대해서는 월간 오디오의 92년 10월호와 11월호에 걸쳐 자작기사가 나갔고 필자의 졸저인 ‘쉽게 풀어쓴 스테레오 기기 제작( 지금은 절판되었고 CD-ROM 버전으로만 있음)’에도 나와 있는데 지금까지 대략 1000대 정도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 중 상당수가 대학교 전자과의 졸업 프로젝트로 선정되어 만들어 진 것으로 안다.
졸업 프로젝트로서 적당한 난이도에 프로젝트 완료 후에도 실제 활용 방안이 많기 때문에
적절한 선택이 아닌가 생각된다. 필자의 경우 현재 LS 3/5A 스피커와의 조합에 의한 오디오 시스템으로서의 사용 외에 모노 앰프로서 하나를 더 제작하여 AV 시스템의 15 인치 패시브 서브 앰프 구동을 위한 앰프로서도 사용하고 있을 정도이다.
출력이 60W 라고 는 하지만 여유 있는 전원 부에 의해 구동되는 이 앰프의 파워 감은 AV 앰프에서 표현하는 150W 출력보다도 훨씬 더 파워감이 있다.
현재 이 앰프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캔 타입의 2SK135와 2SJ50은 단종이 되어서 구할 수 없으나 대체 품으로서 몰드 타입의 2SK1058과 2SJ162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또한 초단 증폭 듀얼 트랜지스터인 2SC1583과 2SA798도 단종이 되어 각각 2SC1583과 2SA798을 두 개 연결하여 사용하여야 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품을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오디오 클럽( 02-3665-3869)에서 키트 형태로 판매되고도 있다.
첫 번째 자작에 성공한 후 한 동안은 산수이 리시버의 프리 아웃 단자와 MOSFET 파워앰프를 연결하여 몇 개월 만족하며 오디오 생활을 즐겼다. 이후 자작에 관한 책을 찾아보았으나 국내 서적은 007 키트집과 같은 책에 나온 IC를 이용한 장난감수준 정도뿐이 되지 않아 실망하였다. 그 때 청계천 세운상가의 한 기술 서적에서 ‘무선과 실험’이라는 일본 오디오 자작 관련 잡지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침 지난 호가 몇 권 있기에 뒤져보니 FET와 트랜지스터를 사용한 최고급 프리앰프 제작기사를 보게 되었다. 당시 일본어는 거의 하지 못했지만 회로도와 사진 등이 나와있어 살펴보니 파워앰프 보다 복잡하지만 할 수 있을 것 같아 서둘러 책을 구입하였다.
이 프리앰프는 포노 이콜라이저 회로와 라인 증폭 단 모두 초단에 2K240과 2SJ75라는 듀얼 FET를 상하 좌우 대칭으로 캐스코드 접속 방식으로 사용한 회로, 일명 다이아몬드 회로로 구성한 앰프이다. 포노 이콜라이저단의 RIAA 회로는 NF-CR형을 채택하여 고역의 뻗침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이 회로가 마음에 든 것은 증폭 단에는 IC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개별 트랜지스터와 FET로 구성하였다는 것으로 필자는 필요한 수량의 2 배를 구입하여 증폭 율을 일일이 측정하여 매칭 시켜 사용하였다.
자작을 할 때 사용하는 부품은 오디오 잡지에 나온 마크 레빈슨이나 크렐 , 첼로와 같은 하이엔드 앰프의 내부를 눈여겨보아 그 들의 앰프에 사용하는 부품을 가능한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지금은 오디오 자작용 고급 부품을 파는 상점이 몇 군데 생겼고 인터넷을 통한 소량 구입도 가능하지만 80 연대 중반 당시는 전무하다 시피 하여 외국 출장 갈 때마다 전화 번호부를 뒤적여 현지의 전자 부품상을 알아내어 몇 개씩 사오곤 한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은 흔한 독일제 와이마(Wima) 콘덴서도 일본 아끼하바라에서 비싼 값을 주고 샀어도 여행중 계속하여 꺼내보고 흐뭇해하였던 기억이 난다.
어렵게 구한 외제 부품을 가지고 만든 디스크리트 FET 프리앰프는 PCB 기판을 처음부터 신경 써서 만든 탓인지 제작이 이외로 쉽게 끝냈고 별 트러블 없이 정상 동작하였다.
회로를 잘 설계된 회로인데다 고급 부품을 아낌없이 투입한 탓인지 매우 기품 있는 소리를 내주었다. 속으로는 당시 최고급 기기로 평가받던 마크레빈슨 프리앰프와 비교해도 크게 손색이 없으리라 생각이 되었다.
이렇게 FET와 트랜지스터를 개별소자로 사용한 프리, 파워 앰프를 가지고 정말로 많은 음악을 들었다. 주로 라이센스 클래식 음반이었다. AR 턴테이블에 슈어 M97HE 라는 MM형 카드릿지를 주로 사용하였는데 자작에 들인 돈 보다 10 배이상의 음질을 내주는 것 같았다.
무엇 보다 만족스러운 것은 오디오를 시작하고부터 악령처럼 따라다니던 기성제품에 대한 업그레이드 욕망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또한 전자 엔지니어로서 전자 기술에 있어 가장 기초가 되는 아날로그 앰프 회로에 대한 이해가 커졌다는 기쁨도 있다. 바이어스, 중점 전압 조정, 드리프팅 억제 방법 등을 알게 되면서 철이 바뀔 때마다 이를 최적의 상태에서 동작하도록 조정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기성 제품에서는 맛 볼 수 없는 만족감도 컸다.
필자가 보기에 현재의 자작 오디오 계가 너무 진공관 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나 생각된다.
물론 필자도 여러 대의 진공관 앰프를 만들어 사용해 보았으나 제작의 용이성, 활용성 , 종합적인 음질 등을 고려해 볼 때 트랜지스터식도 비슷한 비중을 두어야 된다고 생각된다.
출력 트랜스포머 라든지 희귀한 출력관의 음질에 대한 현혹에서 벗어나 중립적이고 음악성 있는 음질은 트랜지스터식 앰프에서 더욱 얻어 질 수 있다. 현재의 하이엔드 제품인 마크레빈슨, 첼로, 크렐 등의 앰프가 모두 트랜지스터식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단지 이들 기성 제품의 내부를 보면 매우 복잡하게 보이는데 실은 많은 부분이 보호 회로와 각종 센서를 포함했기 때문이고 이들을 제외한 순수 증폭 회로는 이외로 간단하다는 점을 들면서 트랜지스터식 앰프, 특히 파워 앰프로부터 자작을 시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audio 와 Home theat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Revox G-36 진공관식 릴 테이프 데크 철저 개조기 (2) | 2007.05.18 |
---|---|
궁극의 오디오 시스템 - 멀티 앰프 시스템으로 (1) | 2007.04.30 |
아날로그 릴 테이프 데크의 편력 (5) | 2005.09.07 |
옛날 가요 마스터 릴 테이프를 찾아서 (0) | 2005.09.07 |
나의 오디오 초기 시절 회고 (1) | 2004.10.14 |
설정
트랙백
댓글
글
나의 오디오 초기 시절 회고
나에게 있어 최초의 오디오 시스템이 무엇인가 하고 생각해 볼 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70년대 초 우리 집에 들어 온 장 전축이다. 6V6 싱글 앰프에 삼미 8 인치 스피커를 양옆에 달고 신일사제 8 인치 턴테이블이 달린 이 전축에는 비록 모노이긴 하였지만 FM 튜너가 붙어있었다. 이제 30년이 가까워지는 세월이 지났기 때문에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사운드 오브 뮤직 , 펄 시스터즈 그리고 전자 오르간 무드 경음악 등과 같은 이름이 붙은 LP판이 옆에 꼽혀져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이 전축으로 당시 300원 정도 하였던 팝송 해적판을 청계천 등지에서 많이 구입하여 들었다. 딥 퍼플, 레드 제플린, 산타나 등 지금도 자주 듣는 락 음반들을 너무 시끄럽게 틀어
공부는 안하고 시끄러운 음악 만 듣는다고 온 가족으로부터 눈총을 많이 받았다.
대학교에 진학한 70년도 중반에는 4 채널 방식의 스테레오가 외국에서 많이 유행했었다.
CD-4, QS(Qudraphonic Sound) 등 3 가지 이상의 4 채널 방식이 난립하여 사라져 갔지만
당시 미국의 Audio 지나 Stereo Review 등과 같은 잡지에서 본 일본제 4 채널 리시버의
외관은 뇌리에서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여 몇 달치 월급을 모아 인켈에서 나온 최초의 4 채널 인터그레이티드
앰프를 샀다. 아마 그때만큼 오디오 기기 구입후의 만족감을 느낀 때는 또 없으리라 생각된다. 일단 앰프만 구입했기 때문에 6V6 앰프 대신 이 것을 삼미 스피커에 연결하고 들어보니 음이 깨끗해졌기는 한데 부드러운 맛이 없어지고 음악성도 많이 없어졌음이 느껴져 이상하게 생각했다. 당시는 진공관 앰프라면 험이 조금은 들리는 구닥다리 물건이라는 고정 관념이 있었기 때문에 왜 진공관 소리가 더 좋은가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 국산이기는 하지만 좀 제대로 된 벨트 드라이브 턴테이블로 바꾸고 그전의 세라믹 카트리지에서 슈어 M-55 MM형 카드릿지로 바꾸어 LP를 틀어 보니 그 음이 천지차이로 변한다는 것을 느끼고 한동안 감격하여 모든 판을 꺼내서 이 판 저 판 들어본 것들이 생각난다. 다음에 업그레이드 한 것은 일본 파이오니아사제의 CS-55 3 웨이 스피커. 대학 졸업 때까지는 이런 시스템으로 클래식음악을 중심으로한 음악 감상에 열중하였다.
아르바이트로 생기는 월급은 라이선스 판 구입에 거의 써버리고 항상 주머니는 빈 채로 학교에 다녔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아마 이런 모습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대학원 진학 후에 논문 프로젝트 관계로 실험 기기를 꾸며야 되어야한 했다. 선배의 도움을 받아 기기를 만들면서 납땜이라든지 전원부 설계 , 어스 라인 잡는 법 등을 실제로 익힐 수 있어 나중에 오디오 기기 자작을 하는 큰 밑거름이 되었다.
직장 취직 후에 청계천 책방에서 구한 일본 자작 책에 나온 60W MOSFET 파워 앰프를 꾸며 봤는데 채널간 음량이 달랐지만 맑고 우렁찬 소리가 나오는 데 반하여 일찍이 자작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이 비용의 문제 때문에 고민 할 때 자작이라는 방법을 통하여 비용의
문제에 대하여는 어느 정도 달관 할 수 있었지만 공휴일과 퇴근 시간 후의 많은 시간을 회로도와 각종 부품과 함께 보내야만 하는 또 다른 희생을 치러야 했다.
현재는 10 대 이상의 진공관식 앰프와 MOSFET 파워 앰프 등을 자작하여 이 것 저 것 번갈아 가며 들고 있는데 어느 정도 처분하여 생활 공간을 확보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audio 와 Home theat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Revox G-36 진공관식 릴 테이프 데크 철저 개조기 (2) | 2007.05.18 |
---|---|
궁극의 오디오 시스템 - 멀티 앰프 시스템으로 (1) | 2007.04.30 |
아날로그 릴 테이프 데크의 편력 (5) | 2005.09.07 |
옛날 가요 마스터 릴 테이프를 찾아서 (0) | 2005.09.07 |
오디오 기기 자작기 1 부 (8) | 2005.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