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를 이용한 아이슬란드 트레킹 및 일주여행 ② – 이재홍

해외 여행 및 트레킹 2018.08.02 09:22

렌터카를 이용한 아이슬란드 트레킹 및 일주여행 ② – 이재홍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

제 1일  7월 5일

인천 공항에서 대한항공으로 프랑스 파리로 약 11 시간의 비행을 거쳐 갔다. 예약과 발권은 에어 프랑스로 했는데 공동운항으로 대한항공 비행기로 가게 되었다. 약 4 시간의 여유 시간이 있어 천천히 터미널 2E 에서 셔틀 버스를 타고 아이슬란드 에어가 운항하는 터미널 1 로 갔는데 적어도 2 시간 이상의 여유 시간이 필요 한 듯 생각되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여행 기간 동안 마실 주류로 적당한 값의 스카치위스키 2 병을 샀지만 아이슬란드 공항 입국장에도 면세점이 있는 만큼 굳이 사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다만 면세점 규모는 파리 공항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아 슈퍼마켓 정도이다.

약 3 시간 반의 비행 끝에 새벽 1 시경 케플라비크 공항에 도착하였다.

조그만 공항에 자정 무렵인데도 여러 편의 비행기가 도착 하였다.  입국장 짐 찾는 곳에 면세점이 있어 둘러보고 아이슬란드 산 보드카 한 병을 샀다.  그런데 우리 일행 짐이 모두 나왔는데 내 트렁크만 나오지 않는다.  아이슬란드 에어 창구로 가서 짐 분실 신고를 하고 행선지를 알려 준 후 공항을 빠져 나왔다. 예약해 둔 렌터카는 공항 근처에서 찾아,  약 20 분 정도 달려서 새벽 3 시 정도가 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하였다.

<공항에서 가까운 가루드르의 게스트 하우스>

렌터카 예약할 때 옵션 사항이었던 내비게이션을 함께 신청했는데 주소를  입력 하니 인적이 드문 곳인데도 잘 위치를 알려 주었다.  다행히 전화로 연락을 한 덕분에 주인이 기다리고 있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들어섰는데 2 층 전체를 우리가 빌려서 새벽에 식사 준비 등 다소 소란스러웠음에도 불구하고 별 지장 없이 긴 여정의 첫날밤을 편하게 쉴 수 있었다.  북극권에 가까워 백야 현상 때문에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훤하게 밝았지만 커튼을 치고 꿀잠을 잘 수 있었다.

첫날 밤 지낸 곳은 가르두르(Gardur) 란 곳이었는데 해안가에 위치한 조그만 마을이다. 아침에 일어난 일행 몇몇은 산책하다가 만난 해변에서 미역을 많이 따와 아침상에 올려놓았다.

초장은 아니지만 볶음 고추장과 먹는 미역 맛이 훌륭했다. 아침으로 밥을 지어 가져온 김치와 밑반찬으로 든든하게 먹고 본격적인 아이슬란드 트레킹/자유 여행에 돌입하였다.

 

여행 2 일 째 . 7월 6일

수도인 레이캬비크에 먼저 들러 우선 슈퍼마켓부터 찾았다.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일반적인 슈퍼마켓 분홍색 돼지 그림이 그려진 보너스 ( Bonus ) 로 꽤 넓은 곳에 펴져 있다. 이외에 크로난( Kronan) 이란 체인점도 있었다.

많은 것을 수입에 의존해서 인지 가격이 비싸고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다. 심지어 자국에서 많이 나는 쇠고기, 양고기와 연어조차도 비싸고 진공 포장 된 형태로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해외여행 중 큰 즐거움의 하나인 현지 음식으로 먹는 즐거움을 누릴 수 없었던 것이 아이슬란드 트레킹/여행 중에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빵, 과일, 치즈, 요구르트, 잼 및 쇠고기와 연어 등을 사고 옆의 주류 상점에 가서 맥주 한 박스를 샀다. 아이슬란드에서 주류는 국영으로 운영하는  빈부드(Vínbúð) 라는 곳에서만 판매한다. 규모가 큰 마을 단위에는 한 곳 정도가 있는데 영업시간이 제한이 있다. 아이슬란드의 맥주는 빙하 녹은 물로 만들어 맛좋기로 이름났는데 실제 우리들이 아주 좋아하는 맥주가 되었다. 여러 종류의 맥주를 사서 마셔 본 결과 공통적으로 괜찮다고 선택한 것은 ‘Gull’ 이란 것 . 아이슬란드어로 황금이란 뜻이다.

<레이캬비크 중심부의 티외르닌( Tjornin) 호수>

2~3일치의 식품과 맥주를 사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레이캬비크 도시 관광에 나섰다.

인구가 작아 도시가 크지는 않지만 북유럽 도시와 비슷한 모습이다. 첫 인상이 한적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갖게 한다. 낮은 저층의 가옥에 집집마다 깔끔한 하얀색의 외벽과 선명한 유채색의 지붕을 갖고 있어 인상적이다.

지도를 보니 시내 한 가운데 호수가 있다. 티외르닌( Tjörnin) 호수로서 적당히 걷기가 편한 곳이다. 주위에 주차를 하고 배낭에 점심으로 먹을 빵과 요구르트 등을 넣고 산책에 나섰다. 파란 잔디 공원과 호수 그리고 현대적인 감각의 건물이 잘 어우러진 곳이다.  호수는 깊지는 않지만 물이 깨끗하였고 여러 종류의 철새들이 모여 있었다.

한적한 조각상이 군데군데 있는 잔디위에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점심 식사를 한 뒤 레이캬비크의 가장 유명한 할그림스키르캬 ( Hallgrímskirkja) 교회로 향했다.

아이슬란드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주상절리를 모티브로 해서 디자인 되었다고 하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건물로, 1945년에 착공하였고, 완공은 1986년에야 되었다고 한다. 17세기의 성직자이자 시인인 Hallgrímur Pétursson의 이름을 따왔다. 높이 74.5m로,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로 최상층까지 승강기가 있으며, 시내를 바라보는 전망대가 있다.

<성당 내부의 파이프 오르간>

건물 내부도 심플하면서도 격조가 있다. 상당히 큰 파이프 오르간이 있었는데 우리가 들어갔을 때는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 해 주고 있었다. 음향의 울림이 좋은, 높고 넓은 공간에서 한동안 가스펠과 같은 음악을 듣다가 전망대로 향했다.  교회당 내부로 들어가는 것이 무료지만 전망대로 올라가는 것은 1 인당 900 KR.( 크로나 )로 약 1만원 정도였다. 전망대에서는 레이캬비크 시내 전부가 잘 들어온다. 알록달록한 건물의 지붕이 예쁘다. 저 멀리 항구도 보이고 전체적으로 평평한 곳에 도시가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교회당 앞에는 조그만 조각 공원도 있다. 입장료는 없으며 잔디 위에서 누워 일광욕을 하는 시민도 보였다. 우리들은 교회당 앞의 한 카페에 들어가 피곤한 발을 식히며 와이파이를 통해 찍은 사진을 카카오톡으로 공유하며 뉴스도 보고 하는 편한 시간을 가졌다.  아이슬란드의 커피 값은 우리와 비슷한 약 3000 ~ 4000원 정도 수준. 대부분 제한 없이 리필( re-fill)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올드 하버 ( old habour) 쪽으로 향했다.  주차를 공연 예술장인 하르파( Harpa)에 하고 하르파 건물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콘서트홀이자 컨벤션 센터로 2011년 완공되었다고 한다. 서로 다른 색의 기하학적인 모양의 유리 패널을 입힌 철골 작업으로 완성되어 독특한 인상을 가진 모던한 북유럽 건축물로서 인상에 깊었다.

올드 하버에는 몇몇 레스토랑과 선물 가게 그리고 고래 보기 체험 등을 떠나는 유람선이 정박하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다양한 어류를 파는 어시장 구경을 기대 해 보았으나 그런 것은 없는 것 같았다. 핀란드 헬싱키 부두에서 보던 청어절임 샌드위치, 새우튀김 등을 파는 노점상은 볼 수 없어 살짝 아쉬웠다.

<농가 별채를 이용하여 만든 펜션 내부와 저녁 식사 모습>

레이카비크 시내 구경은 다시 돌아오는 길에 더 하기로 하고 그날의 숙소를 향해 떠났다.

내비게이션에 찍힌 예상 시간은 1 시간 반 정도의 거리. 우리가 예약한 곳은 농가에서 운영하는 조그만 펜션으로 워낙 한적한 곳에 위치한 곳에 있어서 인지 내비게이션이 계속 엉뚱한 곳으로 우리를 안내 한다. 여러 번의 전화 통화를 주고받으며 겨우 도착하니 우리들만의 별채이다.

외관에서 보는 바와는 달리 내부가 넓고 훌륭하다. 아이슬란드 전체에서 받은 인상인데 이러한 펜션 형 호텔이 다양하고 재미있다. 가격적으로도 부담이 없고, 주방 시설 및 목욕탕과 거실 등이 넓고 시설도 깔끔하고 잘 정비 되어 있어 적극 추천할 만하다.

다행히 잃어버린 내 트렁크가 공항에 도착하였다고 연락이 왔고 그 날의 숙소까지 배달 해 준다고 했다.  저녁 8 시 반 경 케블라비크 공항에서 부터 먼 길 을 온 트렁크가 배달되어 크게 안심이 되었다. 이러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해 준 아이슬란드 항공에 대해 갑자기 신뢰감이 생기는 계기가 되었다.

 

여행 3 일 째 . 7월 7일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하는 날이다. 스나이펠트스네스(Snæfellsnes) 반도를 향해 달려 간다. 이 곳은 링로드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잘 가지 않는 곳이지만  아나스타피(Arnarstapi) –  헬나르(Hellnar ) 간에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가 있어 이곳을 가보기로 하였다.

이곳은 쥘 베른의 소설 <지구 속 여행>에서 스나이펠스요쿨 빙하를 지구의 중심으로 가는 입구라고 표현해서 더 유명해진 곳인데 아쉽게도 가서 보니 빙하가 거의 녹아서 흔적만 있을 뿐이었다.

가는 중간에 하나의 멋진 폭포를 만났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런 폭포는 아주 평범한 것 중의 하나였지만 처음 보는 상당한 규모의 폭포라서 반가웠다. 가볍게 몸도 푸는 겸해서 폭포까지 올라갔다 내려왔다. 폭포도 좋았지만 폭포 위에서 내려다보는 아이슬란드 평야 지대가 색다르다. 구불구불하게 흘러가는 사행천(蛇行川)은 멀리 바다까지 이어지는 것이 보였다.

아이슬란드는 거의 북극에 가깝게 위치해서 인지 나무가 아주 적다. 숲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될 것 같다. 대신에 풀과 이끼류가 주종을 이룬다.  때문에 곡물 농사는 거의 짓지 못하는 것 같고 소, 양 및 말 들을 키우는 목축 산업과 어업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여행 내내 궁금증을 자아내던 것은 의외로 말을 많이 키운다는 것이었다.

이 많은 말을 무엇에 쓸까 ? 설마 식용으로 키우는 것은 아닐 것 같고.. 아직도 알아 내지 못한 궁금증이다. 또한 인구 1000명당 말의 수가 260 마리로 인구 대비 세계 최고의 말 보유 국가라고 한다. 공식적인 아이슬란드 웹 사이트에는 승마 및 관광용 또는 개인 취미로서 말을 보유한다고 한다.

<아이슬란드 전역에서 볼수 있었던 야생화 군락>

우리가 간 7월은 야생화가 가장 만발하는 계절로 어디서나 많은 야생화가 군락으로 피어있는 것을 볼 수 있어 눈이 즐거웠다.

링 로드인 1 번 국도를 벋어나 스나이펠트스네스 반도로 가는 52 번 국도로 갈아타고 가다가 트레킹이 시작되는 아나스타피에 도착하였다. 불과 집 몇채 밖에 없는 조그만 마을이지만 해안의 절경과 이끼로 덥힌 오래된 용암 지역을 같이 감상할 수 있는 2.5 Km의 트레킹 코스가 있어 많은 차가 주차 해 있었다.

트레킹 시점은 돌로 쌓아 만든 사람 모습의 문이 있는 곳부터이다. 주상 절리가 잘 발달 된 해안가를 이리 저리 돌아가면서 트레킹 루트가 조성되어 있는데 별 어렵지 않은 코스이지만 운동화로 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 같다. 가능하면 등산용 스틱도 갖고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처음에는 길이 편해도 용암지역으로 갈수록 길이 울퉁불퉁하여 걷기가 다소 어려워진다.

다행히 청명한 날씨여서 내리 쬐는 북극 지역의 햇빛을 만끽하면서 트레킹을 즐길 수 있었다.

해안 절벽에는 주상 절리가 잘 발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많은 새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트레킹 루트는 이런 해안가를 따라 진행하다가 점차 기괴한 모양의 용암이 펼쳐진 지대로 진입한다.

이 부근의 용암은 오래 전에 만들어 졌는지 이제는 엷은 회색 또는 국방색의 이끼로 모두 덥혀 있어 더욱 신비한 모습을 만들어 낸다.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즐기면서 걸으니 약 1 시간 좀 지나 목적지인 헬나르에 도착하였다. 

헬나르 해변에는 파도의 침식 작용으로 생긴 마치 파리의 개선문과 같이 생긴 자연적인 조형물이 있다. 그 근처의 바다도 예쁘지만 수많은 바닷새들이 여기저기에 둥지를 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기억에 남는다.

<트레킹 들머리인 아나스타피 트레일에 있는 조형물>

이곳에는 바닷가에 위치한 그림 같은 작은 카페가 하나 있다.

많은 관광객이 이곳에서 커피 또는 가벼운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우리도 바다가 잘 보이는 야외 테라스에 앉아 아이슬란드 커피를 즐기는 여유를 가져 보았다. 멀리 눈 덮인 산을 배경으로 밑에는 노란색의 야생화 풀밭을 배경으로 하여 몇 장의 사진을 찍은 뒤, 차가 주차된 곳으로 원점회귀 하였다.

반도 끝까지 가면 빙하가 있다는 가이드 책을 보고 스나이펠트스네스 반도 끝에 있는 스나이펠트스오큘 국립공원으로 갔으나 어디에도 빙하를 볼 수 없어 의아했는데 그 곳의 빙하는 근년에 완전히 녹아서 더 이상 빙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것을 나중에 알았다.

574 도로를 따라 반도를 한 바퀴 돌면서 몇 몇 조그만 어촌 마을을 지나 갔다. 인구가 천명도 되지 않는 조그만 마을이지만 아담하고 깨끗하게 단장되어 있다. 

마침 도로 옆으로 바로 바닷가가 나와 잠시 멈추어 신발을 벗고 해변을 걸어 본다. 자갈과 모래가 섞인 해변으로 발에 닿는 느낌이 매우 차갑다. 잠시 바다로 들어 가 보니 역시 북극 바다이다. 1 분을 못 버티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조개껍질도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아 너무 추워서 조개도 살지 못하는  것 같다. 

<사진 촬영의 명소로 알려진 키르큐펠포스 (Kirkjufellsfoss ) 폭포>

다시 54번 도로를 따라 가다가 키르큐펠포스 (Kirkjufellsfoss ) 폭포를 만났다.

크지는 않지만 사진 촬영의 명소로 유명한  곳인데 삼각대를 펴놓고 오랜 시간 좋은 구도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아이슬란드어로 교회 폭포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앞쪽의 산과 함께 폭포를 찍으면 멋있는 작품 사진이 된다고 한다.

멀지 않은 곳에 스티키쉬호르무르 (Stykkishólmur) 라는 항구 마을이 있다.  2013년에 개봉된 벤 스틸러 주연의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되다.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에도 나온 마을이다.

페리가 떠나는 부두가 있고 앞쪽 언덕에 조그만 빨간색 등대가 서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바다 경치가 멋있을 것 같아 올라가 보았다. 10 분 정도면 올라 갈 수 있는 낮은 언덕으로 멀리 바다 건너 서북쪽의 아이슬란드가 보인다.

그 곳에서 국내 트레킹 전문 여행사에서 온 단체 관광 팀을 만났다.

우리와는 반대로 반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아이슬란드를 일주 하는 10 박 12일 코스를 왔다고 한다. 여행 상품가가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890만원부터로 되어 있다. 여행 일정 등을 참고하여 보니 무엇보다도 식사를 모두 현지 식당을 이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비싼 아이슬란드의 레스토랑 가격 때문에 전체 여행 경비가 높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반해 우리들은 아이슬란드에서는 모든 식사를 자체로 조리하여 해결하였기 때문에 경비를 많이 줄일 수 있는 요인이 된 듯 하였다.

3일 째 숙소는 다소 멀리 떨어진  블뢴도우스 (Blönduós )이다. 내비게이션 상으로도 2 시간 반 이상 달려야 한다. 

그런데 도로가 비포장도로로 바뀌는 데다 설상가상으로 도로 중간 중간에 패인 구멍이 많아 차가 30 Km/h 이상 속도를 내지 못한다. 또 피요르드로 형성된 도로이다보니 구불구불하게 멀리 돌아가는 길이다.

결국 3 시간 넘게 걸려 저녁 8 시경에 숙소에 도착 하였다. 강가에 위치한 캠핑장이 같이 있는 콘도형 숙소로서 모두 자작나무로 만들어진 목재 가옥이다. 개별 펜션마다 야외 온천이 딸려 있었다. 아이슬란드 여행 중 가장 비싼 54만원을 지불한 곳이지만 넓고 좋았다.

저녁 식사 후 야외 온천에서 맥주 한 병씩 들고 즐기는 온천욕을 하는 기분도 색달랐다. 물위로 나온 머리는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지만 온천에 들어 가 있는 몸은 아주 따뜻하다.  하나하나의 펜션가옥은 자작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적당한 프라이버시를 보장해 준다.

백야 덕분에 하루에 여러 곳을 들려 많은 것을 보고 즐긴 날이었다.

 

4일째 7월 8일

이날은 이동 거리가 짧다.

아이슬란드의 북부에 있는 아이슬란드 제 2의 도시인 아큐레이리 (Akureyri) 까지만 가면 된다. 1 번 링 로드를 따라 가는데 포장이 잘 되어 있다. 한편으로는 서쪽의 피오르드 지역을 그냥 지나치는 것이 다소 아쉽긴 했지만 유명한 관광지나 트레킹 장소가 없는데다 피오르드 지역 특성상 길이 구불구불하게 나있어 운전하는데 상당히 피곤할 것 같아서 과감하게 건너뛰게 되었다.

아큐레이리로 가는 중간에는 별 색다른 관광지가 없다. 그라움바 (Glaumbær ) 라는 아이슬란드 전통 가옥을 보여주는 조그만 농촌 마을이 있었지만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이곳은 추위를 막기 위해 지붕에 흙을 덮어 잔디 등 풀을 심은 농촌 가옥인데 나중에 몇몇 곳에서 볼 수 있었다.

아큐레이리에 도착하니 오전 10시. 왕복 6 시간 소요되는 스루산 (Mt.sulur )을 목표로 해서 들머리를 찾아 갔지만 2 미터 앞도 안 보이는 엄청난 안개가 끼어 있는데다 안개비 까지 내려서 포기 할 수밖에 없었다.

<아쿠레이리 식물원에 있는 카페>

대안으로 안내 책자를 다시 뒤적이다 보니 아이슬란드의 고유 식물과 꽃을 모아 놓은 아큐레이리 식물원이란 곳이 마음에 끌렸다.

주택가 근처에 있는 크지 않은 아담한 식물원으로 입장료는 없다. 약 100년 전 부터 아큐레이리 여성 단체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 졌다고 한다. 북극권 지역의 식물 들을 모아 놓았는데 짧은 여름 동안 꽃을 피우기 위해서 인지 거의 모든 꽃들이 경쟁이나 하듯이 피어 있다. 대부분의 꽃들이 크기는 작지만  군락형태로 한데 모여 피어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색도 화려하다기 보다는 은은하고 소박한 색을 갖는 것이 많았다.

식물원 안에 북구 특유의 모던한 디자인을 한 카페가 있어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 지나가듯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밖은 구름이 끼어 음침한 날씨에 초겨울을 연상 시키는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데 비하여 안은 아늑하고 따뜻하다. 아이슬란드 커피도 나름대로 좋은 풍미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카페에서 제한 없이 리필이 되어 편안하게 창밖을 보면서 즐길 수 있다.

커피를 마시며 와이파이로 그 동안 찍은 사진을 서로 보내 주며 한국의 뉴스도 보고 하는 여유를 부리다 일어섰다. 카페 옆에는 사진 전시장이 있었는데 겨울에 찍은 사진도 정말 멋있다.  아큐레이리 시가지를 배경으로 한 오로라 사진에 특히 눈길이 갔다.

이곳 아이슬란드를 다니다 보면 다른 어떤 관광지 보다 전문기종의 카메라를 갖고 다니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무거운 삼각대에 렌즈도 여러 개 갖고 다니는 사람도 꽤 있다.

아이슬란드가 사진 예술가가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나라중의 하나라고 하는 말에 수긍이 간다. 나는 트레킹이 목적이지만 좋은 풍경 사진을 담고 싶어 소니 미러리스 보디에 칼 짜이스 28mm/2.8 광각 렌즈 하나와 일반 줌 렌즈 하나를 갖고 왔다. 이번 여행기간 약 2000 장 정도 찍었는데 나중에 집에 가서 하나 하나 보니 좋은 렌즈를 갖고 간 보람이 있어 흐뭇하였다.

다음에 찾아 간 곳은 아큐레이리 시민이 즐겨 찾는다는 공원. 공원 안에 편안한 트레킹 길이 있다고 해서 찾아 갔지만 그저 평범한 숲길 인데다가 길이도 그리 길지 않아서 실망스러웠다

<고다포스 ( Godafoss ) 폭포의 여러 모습>

아큐레이리와 약 30분 거리에 있는 고다포스 ( Godafoss ) 폭포로 향했다.

신의 폭포란 뜻의 고다포스는 아이슬란드의 족장이 토속신앙을 버리고 기독교로 개종하면서 토속 신앙에 관계 된 흉상과 같은 것 들을 이 폭포에 버렸다는 전설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폭 30m, 높이 12m 정도의 큰 폭포는 아니지만 그 아름다움으로 아이슬란드의 3 대 폭포 중에 하나라고 하는데  우리들은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폭포로 모두들 이 폭포를 꼽았다.

전체적인 형상은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연상 시킨다. 하지만 물색은 빙하가 녹은 물이어서 에메랄드빛의 영롱하고 맑은 물빛을 갖고 있다. 더구나 주변 경관과의 조화도 잘 되어 있다.  다리를 건너 폭포 반대편으로도 갈 수가 있어 우리들은 여기서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충분히 보고 즐기고 사진을 찍곤 하였다. 

이렇게 하다 보니 오후 4 시경.  서둘러 아큐레이리로 돌아가서 그날 묵을 숙소를 찾아본다.

<아쿠레이리에서 묵었던 펜션과 우리가 사용한 렌터카>

시내 중심가에서 아주 가까운 주택가에 있다. 주인과 연락을 하니 뒤쪽의 집에서 나온다. 2 층짜리 집을 4개의 섹터로 나누어 아파트 호텔 형태로 운영하고 있었다. 방 3개에 거실하나 그리고 주방 및 화장실이 있었다.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역시 깔끔했고 내부 인테리어도 북구 특유의 감각적인 맛이 살아 있다.

짐만 놓은 뒤 아쿠레이리 시내 관광을 위해 나왔다. 시내 중심까지는 차로 5 분도 걸리지 않으니 걸어서도 갈 정도.

아이슬란드 제2 의도시라고 하지만 인구는 18000명 정도 뿐으로 시내도 아주 단촐하다. 언덕위에 교회를 두고 앞에 펼쳐진 몇 개의 도로가 시내 중심가 전부. 그래도 오랜만에 패스트푸드점도 보이고 기념품 상점과 영화관, 레스토랑이 보인다. 천천히 걸으면서 이곳저곳을 들어가 보면서 기념품을 골랐다. 겨울에 신을 푹신한 털로 덥힌 실내화 한 켤레가 아이슬란드 특유의 디자인을 하고 있어 구입하였다.

맥주를 사기 위해 국영 상점인 빈부드에 들렸다. 규모가 큰 도시인만큼 상점 내부도 크다. 다양한 아이슬란드의 맥주를 맛보기 위해 여러 브랜드의 맥주를 조금씩 샀다. 나중에 우리들의 결론은 ‘Gull’과 ‘Viking’ 이란 상표의 맥주가 가장 잘 맞는 것 같다는 결론을 얻었다.

다른 날 보다는 다소 이른 7 시 정도에 숙소로 들어왔다. 새로 산 아이슬란드 맥주와 면세점에서 산 스카치위스키를 곁들여 쇠고기와 양고기 구이 그리고 대구 버터 구이로 저녁 식사를 했다.

오랜만에 TV를 틀어 보았지만 아이슬란드 언어를 알아들을 수 없어 CNN 등 영어 뉴스 채널을 잠시 보다가 내일 계획을 짜기 위해 다시 안내책자를 뒤적이다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