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마스터 테이프 2차 디지텉화 작업

Audio recording 2006. 7. 18. 10:29
728x90


재차 디지털 작업에 들어갈 산울림 마스터 테이프 원본 들

꼭 10년전인 96년 미국 IBM 연구소로 2 년간 떠나기 전에 제 1차 디지털화 작업을 했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당시는 리복스 B-77 Mk2 릴 테이프 데크에 자작 16비트 A/D 컨버터를 통해 DAT에 디지털화 하여 담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DAT 디지털 마스터 테이프는 문동욱씨가 가져가 재 분류하고 10 차례 이상 지구 레코드사를 방문하여 8개로 된 산울림 전집 CD로 만들어졌다. 현재는 절판 상태로 구하는 사람이 많으나 더 이상 발매 소식은 없다. 그 때 전집 뿐 아니라 동요집과 TV 드라마 주제곡 등도 함께 디지털화가 이루어졌는데 동요 일부는 나중에 다시 CD로 발매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TV 드라마 주제곡 과 같은 곡 들은 CD로는 미발매 상태에 있다.

1996년 1차 디지털화 작업의 결과물 DAT테이프에 16비트 44.1Khz로 디지털 녹음 되어 있다.


어제 지 매니저를 통해 10년만에 다시 마스터 테이프를 받았다. 지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30주년 공연을 보고 나오면서 머리에 스친 것이 벌써 CD를 위해 디지털화 작업을 한지 10년이 지났군. 그간의 기술 발달로 이제는 보다 원음에 가까운 SACD( 슈퍼 오디오 CD)와 DVD-Audio 란 포맷도 나와 있는데 이에 대응하여 다시 디지털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릴 테이프는 몇 년에 한번씩은 다시 풀어서 정상속도로 Play를 하여 다시 감아 주어야지 오래 보존할 수가 있다. 분명 10년 동안 그냥 보관되어 있을 것이 뻔했다. 생각이 미친 김에 김창완님과 통화를 했다. 제 2 차 디지털화 작업의 필요성과 마스터 테이프의 보존 작업의 필요성을 이야기 했다. 어제 오후 창완님에게 연락이 왔다. 집에 보관되어 있던 마스터 테이프를 다시 찾아냈다고 ...


어제 오후 비가 부슬거리는데 지매니저가 가져온 테이프는 모두 3 꾸러미 . 무게만도 만만치 않다.


약속이 있어 잠시 외출 후 돌아와 약간은 다시 흥분이 되는 상태에서 육안 검사에 들어 갔다. 일단 보존 상태는 양호.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펜으로 쓴 인덱스가 정겹다. 1978년 7월 , 1980년 4월 .... 이라는 날짜가 그간 지나간 세월을 잊게 해준다.

8집 마스터 테이프 . '내게 사랑은 너무 써' 가 들어 있는테이프


이번의 2 차 디지털화 작업에는 릴 테이프 데크로서 스위스제인 Revox 2트랙 데크. 내부 회로와 부품을 정성껏 개조하여 오리지널 보다 훨씬 더 좋은 음질을 내주는 상태이다. 디지털화 하는 A/D 컨버터는 미국 Apogee사의 Mini-Me . 이를 통해 CD의 16 비트 , 44.1Khz 샘플링 보다 수십배 더 정교한 24비트, 96Khz로 디지털화 작업을 한다. 이렇게 고품위 디지털화한 파일은 독일의 M-Audio 디지털 하드 디스크 레코더를 통해 2GByte 짜리 CF 미디어에 저장이 된다.

디지털화 된 파일은 노트북 컴푸터 하드로 옮겨져 편집을 한 뒤 April사제의 DA 컨버터와 USB 케이블을 통해 연결된 뒤 진공관 프리. 파워 앰프를 통해 모니터링 한다.


저장된 파일은 오디오 워크 스테이션으로 옮겨지고 여기에 Sound forge 8.0이란 사운드 편집 프로그램을 통해 에디팅 된 뒤 하드 디스크에 옮겨 진다.




어제 밤 . 가장 기념비적인 1 집 마스터 테이프를 우선 릴 테이프에 걸었다.


그런데 I 집 마스터는 진짜 마스터가 아니었다. LP를 만들었던 진짜 마스터는 없고 대신 카세트 테이프를 만들었던 마스터 테이프였다. 우선 LP용 마스터 테이프라면 속도가 15ips 여야 하는데 7 1/2ips 였다. 당연 고음 부분이 차이가 난다. 또 테이프 자체가 습기를 머금어서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런 테이프는 70년대말과 80년대 초에 유통되던 테이프를 사용했기 때문인데 이유인 즉슨 1976년에 포경금지 조약이 되면서 테이프 뒷면에 바르던 고래에서 추출한 윤활유 대신 인조 윤활유를 사용한 제품이 몇 년 지나면서 습기를 빨아 들여 주행 불능에 이를 지경에 까지 된 것이다.


산울림 마스터 테이프 중에도 불운하게 이 과도기적 릴 테이프를 사용하여 문제가 된 것이 여러개 있다. ( 이런 이유 등으로 CD 전집의 일부 곡들은 마스터 테이프를 사용하지 못하고 상태 좋은 LP를 골라 이를 잡음 제거 처리하여 사용하였다. )


1 집 대신 상태가 좋아보이는 4 집 B면과 8집 A면 마스터 테이프를 어제 밤과 오늘 새벽 디지털화 하였다. 디지털 화 한 것을 모니터링 해 본 결과 역시 CD와는 차원이 다른 시원하고 폭넓은 해상력과 다이나믹한 음을 들려 준다.


혼자 들으려니 아깝다.


일단 계획은 3 달 정도의 작업을 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퇴근 후 와 주말을 이용해서 작업을 해야는 시간적 제약이 있는데다 테이프 하나 하나 걸 때 마다 테이프 레코더의 헤드와 주행 시스템을 알콜로 깨끗이 딱야 내야 하는 작업의 번거로움 때문이다. 테이프가 오래되어 자성체 성분이 떨어지거나 헤드에 묻게 되는데 이를 일일이 제거해야 제 음이 얻어진다.


문제는 또 있다. 이렇게 고 해상도로 디지털화 작업을 해도 당장 많은 사람이 고음질을 즐기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오디오 애호가 층을 중심으로 SACD나 DVD-Audio 플레이어는 어느 정도 보급이 되어 있지만 국내에서 이 SACD나 DVD-Audio 포맷으로 나온 국내 가요는 전무한 실정이다. mp3 등으로 CD 판매 조차 시원치 않은 국내 상황에서 고해상도 포맷으로 상업적 발매는 아직 시기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러나 SACD의 음질은 CD와는 차원이 다르다. 특히 60 - 70년대 재즈나 락 음악의 SACD 음반은 오리지널 마스터 테이프가 가지고 있는 음을 거의 비슷하게 내준다.


오리지널 마스터 테이프란 것은 당시 녹음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후 바로 편집한 테이프로서

이것으로 들으면 정말 눈앞에서 바로 스튜디오 창을 넘어 실제 연주하는 듯한 느낌이 섬뜩하게 들 정도로 놀랄만한 음질을 내 준다. 다행히 30년이 지난 현재도 그 음질의 변화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녹음 상태가 특별히 우수한 6집 마스터 테이프 앞면 . 펜글씨가 세월을 느끼게 한다.


2차 디지털화 작업이 끝난 후에는 디지털화 된 파일은 DVD에 wav 파일 형태로 보존이 되어 마스터 테이프와 함께 김창완님에게 전달 될 것이다.

적정한 시간에 2 차 디지털화 한 중간 결과를 시청하는 기회를 만들까 생각 중이다.


명동 코리아 AV 시청실이 음향시설은 최고인데 수용인원이 한정되어 좀 더 넓고 많은 사람이 들어 올 수 있으면서 하이엔드 오디오 시설을 갖고 있는 곳을 찾아 봐야 겠다. ( 살 바 같은 데 말고 . 진짜 좋은 오디오 시스템이 있는 곳 . 혹시 강남에 있을 까.


기회가 된다면 진짜 원본 마스터 테이프의 음도 비교해서 들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각설하고 이 김에 산울림 전집 및 동요집을 한정 1000매 정도로 SACD로 만들어 국내 뿐 아니라 일본이나 유럽을 통해서도 판매된다면 좋겠다. 개구쟁이 팬 클럽이 주동이 되어 .


그리고 아직 미발매된 ( 일부 TV 주제곡은 LP로도 발매되지 않았다.)를 모아 한정판 CD를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고


진행 상황은 가끔씩 이 곳을 통해 전해 드리겠습니다.




.